이원호 개인전 ‘얄궂게 파란’, 9월 18일 부산 갤러리 인터페이스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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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개인전 ‘얄궂게 파란’, 9월 18일 부산 갤러리 인터페이스서 개막

문화매거진 2026-08-31 10:48:54 신고

▲ 부산 갤러리 인터페이스, 이원호 작가 개인전 '얄궃게 파란' 포스터 
▲ 부산 갤러리 인터페이스, 이원호 작가 개인전 '얄궃게 파란' 포스터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부산 갤러리 인터페이스가 일상의 사물과 장소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경계의 작동 방식을 질문해 온 이원호 작가의 개인전 ‘얄궂게 파란’을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10일까지 개최한다. 개막 행사는 9월 18일 오후 6시에 진행된다.

작가는 걸인의 동냥그릇, 노숙인의 박스 집, 운동장의 흰 선, 폐업한 상점의 간판 등 평범한 일상의 대상들에 이미 부여된 의미와 관계를 미세하게 재배치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가치와 판단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 진품명픔전 전체 이미지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 진품명픔전 전체 이미지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얄궂게 파란’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파란색 이삿짐 플라스틱 상자’가 주요 매개체로 등장한다. 이사와 물류 현장의 운반 도구이자 이동 상인의 생계 수단, 때로는 압수수색의 용기로 쓰이는 파란 상자는 사물이 놓인 맥락에 따라 의미가 전복되는 장치다. 작가는 이를 통해 보호와 노출, 정착과 이동, 소유와 폐기, 허용과 금지라는 상반된 상태가 하나의 사물 안에서 공존하는 양상을 짚어낸다.

▲ 적절할 때까지-5채널 영상, 양면스크린, 아크릴, 나무, 2019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 적절할 때까지-5채널 영상, 양면스크린, 아크릴, 나무, 2019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작가의 개인적 기억이 투영된 ‘고방유리’ 역시 핵심적인 시각 언어로 개입한다. 유리의 요철 너머로 형태가 흐려지는 고방유리의 물성은 시간이 흐르며 일부는 소멸하고 일부는 파편화되어 남는 인간의 기억 구조와 닮아 있다. 작가는 고방유리 뒤편에 익명의 시간이 축적된 파란 상자를 배치함으로써 ‘보이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시선의 틈을 드러낸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동일한 규격의 새로운 파란 상자들이 규칙적으로 포개어진다. 완벽한 질서처럼 보이는 적층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어긋남과 그 사이에 개입된 노끈, 살구나무 씨앗 등의 잔여물은 질서의 실패가 아닌 ‘새로운 시간과 관계가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의 자리’를 시각화한다.

▲ 부(浮)부동산, 2채널 영상(33min 4932min 35), 종이박스(노숙자들로부터 매매 구입한 종이박스 집), 노끈, 나무, 매매계~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 부(浮)부동산, 2채널 영상(33min 4932min 35), 종이박스(노숙자들로부터 매매 구입한 종이박스 집), 노끈, 나무, 매매계~ / 사진: 갤러리 인터페이스 제공 


제목의 ‘파랑’은 균질해 보이는 외피 아래 차이와 흔적을 품은 상태를 상징하며, ‘얄궂다’는 좋음과 불편함, 그리움과 거리감이 뒤섞여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심상을 대변한다. 작가는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가치와 무가치, 필요와 불필요를 쉽게 재단해 온 우리의 판단을 잠시 유예시키는 지연의 공간을 형성한다.

갤러리 인터페이스 측은 “국내외 미술 현장에서 폭넓은 예술적 실천을 이어온 이원호 작가의 깊이 있는 작업 세계를 부산에서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라며 “작품과 마주하며 굳어진 판단을 잠시 멈추고 각자의 기억과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 아카데미 조소과 석사 및 마이스터슐러(Aufbaustudium)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경성대학교 현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22년 제71회 서울특별시 문화상(미술부문), 송은미술대상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순수미술을 넘어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등의 무대미술 및 미술감독으로도 영역을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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