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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발간된 군포시의 향토사료 ‘군포시 지명유래 및 씨족역사’ 제4장 ‘군포의 인물’에는 안상호가 근대 인물 첫 번째로 소개돼 있다. 해당 자료는 군포시가 경기대학교 전통문화콘텐츠연구소에 의뢰해 제작한 학술조사용역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안상호는 1902년 6월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1904년 귀국 후 순종의 전의(왕실 의사)로 근무했고 이듬해 서울 종로3가에 개인 진료소를 열었다.
논란이 된 대목은 고종이 승하한 1919년 당시의 진료 기록이다. 사료는 그해 1월 고종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전의였던 안상호가 일본인 의사 모리야스와 함께 진료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종이 숨진 직후 안상호 등 의료진이 일본 측의 사주를 받아 독약을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다만 해당 사료는 독살 관여 여부를 사실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고종의 죽음은 일본인에 의한 암살이라는 학설에 따라 당시 일본인 지휘하에 있던 한국인 의사들의 행위를 의심할 수도 있다”며 “관련 자료의 부족으로 시비 판단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고종 독살설은 역사적 정설로 확인되진 않았으나 당시 소문이 확산하며 3·1운동 민심을 촉발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상호에 대한 평가는 지역 향토사마다 극명하게 엇갈린다. 안양시가 발간한 ‘안양시사’는 그를 ‘항일 민족의식이 강한 인물’로 평가했다. 또 안양시는 2020년 공식 블로그에 그를 지역 독립운동가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친일 행적 논란이 확산하자 안양시는 지난 11일 해당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했다.
안상호의 과거 행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증손녀인 배우 하영의 방송 발언이 계기가 됐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에서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으로 소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신의학을 배워 한양에 개원한 첫 의사이자 고종황제까지 진료하셨다”고 언급했다.
이후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6년 이완용 등이 주도해 결성한 대표적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의사의 의거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으며 이토 히로부미 추모준비위원회 활동 이력과 일제강점기 초 군포 일대 수천 평 부지 확보 정황 등도 잇따라 드러나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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