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뺀 돈을 단기 금융상품과 하락 방어형 ETF로 옮기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에 1조6000억원, 하락장에서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에 약 1조원이 몰렸다. 증시 변동성은 피하면서도 현금성 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자금이 ETF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29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상품은 KODEX 머니마켓액티브였다. 순유입액은 5319억원이다. TIGER 머니마켓액티브에도 3036억원이 들어왔다. 두 상품에만 8355억원이 몰렸다.
▲ 주식서 빠진 대기자금···머니마켓 ETF에 1.6조원
머니마켓 ETF는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연간 수익률은 3%를 밑돌지만 주식처럼 장중 거래할 수 있고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낮다. 증시 방향이 불투명할 때 현금을 잠시 맡겨두는 ‘파킹’ 수단으로 활용된다.
대형 상품뿐 아니라 다른 머니마켓 ETF에도 자금이 들어왔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에는 같은 기간 1219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상장 머니마켓 ETF 전체로 보면 일주일 동안 약 1조6000억원이 몰렸다.
증시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보다 다음 투자 기회를 기다리면서 단기 이자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자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인 것이다.
▲ 하락장 버티며 현금흐름···커버드콜에도 1조원
주식을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얻는 커버드콜 ETF에도 돈이 몰렸다. 최근 일주일간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에는 3413억원이 순유입됐다.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에도 2514억원이 들어왔다.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에는 1511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일주일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 가운데 3개가 커버드콜 상품이었다. 주요 커버드콜 ETF에 들어온 자금을 합치면 약 1조원이다.
커버드콜은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에 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더해 현금 흐름을 만드는 상품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옵션 프리미엄이 손실 일부를 줄여줄 수 있다. 다만 시장이 급등할 때는 주가 상승분 일부를 포기해야 해 수익률이 제한될 수 있다.
주가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거나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이런 구조가 주목받는다. 주식을 모두 팔지는 않으면서 분배금과 옵션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커버드콜 ETF로 몰리고 있다.
▲ 국내 주식형 주춤···美 나스닥·S&P500에는 8000억원
국내 주식형 ETF로 들어오는 자금이 주춤한 것과 달리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에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 대한 경계심이 해외 주식 투자 축소로까지 번지지는 않은 셈이다.
최근 일주일간 TIGER 미국나스닥100에는 2629억원, TIGER 미국S&P500에는 2196억원이 각각 순유입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에도 1861억원이 들어왔다. 커버드콜 상품인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까지 합치면 이들 4개 상품에 유입된 자금은 8197억원이다.
최근 ETF 자금 흐름에서는 투자자들의 엇갈린 시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 상승을 따라가는 상품보다 현금을 대기자산으로 굴리거나 옵션 프리미엄을 챙기는 ETF로 돈이 몰렸다. 반면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의 출렁임은 피하면서도 해외 주식 투자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단순히 주가 상승에 베팅하기보다 현금성 자산이나 옵션 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장기 성장 기대가 여전히 남아 있어 관련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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