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차 같다던 제네시스 GV90, 외신 평가는 달랐다.. “롤스로이스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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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차 같다던 제네시스 GV90, 외신 평가는 달랐다.. “롤스로이스까지 정조준”

오토트리뷴 2026-08-29 04:03:00 신고

[오토트리뷴=이우진 기자] 국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운구차를 닮았다’는 혹평을 받은 제네시스 GV90이 해외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외신들이 주목한 것은 단순히 차체가 크거나 실내에 대형 화면을 탑재했다는 점이 아니었다. 콘셉트카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디자인과 기술을 실제 양산차에 구현했다는 사실이었다.

제네시스 GV9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브랜드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과 최상위 모델 ‘GV90 네오룬’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공개 직후 미국과 영국의 주요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외관 디자인부터 B필러 없는 코치도어, 한국 전통문화를 재해석한 실내까지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거대한 돌을 물로 다듬은 듯”… 외신이 본 GV90 디자인

국내에서 논란이 된 외관은 해외 매체들이 가장 먼저 호평한 부분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더 드라이브(The Drive)는 “차체 패널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하나의 덩어리 같은 견고함을 만든다”며 “마치 거대한 돌을 물로 매끈하게 다듬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각진 형태로 위압감을 강조하는 기존 대형 SUV와 달리, 부드러운 면과 곡선으로 존재감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영국 오토 익스프레스(Auto Express)는 "GV90의 깔끔하고 둥근 차체가 한국 전통 도자기를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이어 "차체와 경계 없이 이어지는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와 매끈하게 처리된 후면도 제네시스 디자인의 진화로 평가"했다.

미국 잘롭닉(Jalopnik)도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단순하면서 우아하다”며 “과감한 디자인이지만 여전히 제네시스임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V90 /사진=제네시스
GV90 /사진=제네시스

콘셉트카의 코치도어, 실제 양산차까지 살아남았다

외신이 가장 놀란 부분은 GV90 네오룬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앞문과 뒷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열리면서도 가운데를 가로막는 고정형 B필러가 없다. 앞뒤 도어는 동시에 열 수도 있고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미국 카스쿱스(Carscoops)는 “이런 구조는 콘셉트카 렌더링에서는 멋져 보이지만 엔지니어링과 충돌 규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대부분 양산 전에 사라진다”며 “하지만 GV90 네오룬은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승하차 경험을 두고 “이 가격대의 다른 SUV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자연스럽다”며 코치도어가 단순한 볼거리에 그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사진=양봉수 기자

미국 모터트렌드(MotorTrend)는 "제네시스가 오랫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B필러 없는 독립 개폐형 코치도어’의 해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듀얼 모션 힌지가 뒷문을 먼저 바깥쪽으로 밀어낸 뒤 회전시키기 때문에 앞문을 열지 않아도 뒷문을 독립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성을 보완하기 위한 구조도 함께 언급됐다. 제네시스는 도어 내부에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적용하고, 탑승 공간 주변 골격과 고강도 스틸 튜브를 결합해 ‘히든 롤케이지’를 구현했다. 총 12개 에어백과 전복 사고에 대응하는 루프 에어백도 적용했다.

모터트렌드는 이를 두고 “고전적인 코치도어의 우아함과 21세기 자동차에 요구되는 안전성을 함께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캐시미어·스톤에 온돌까지…“능가할 실내 떠올리기 어렵다”

GV90 네오룬의 실내에 대한 평가는 외관보다 한층 강했다.

잘롭닉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GV90, 특히 GV90 네오룬을 능가하는 인테리어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우드와 가죽뿐만 아니라 캐시미어, 천연 스톤까지 선택할 수 있어 차량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높게 봤다.

특히 4인승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에는 천연 우드 베니어 바닥과 복사열 난방 시스템이 적용됐다. 서구권 최고급 SUV에서 흔히 사용하는 두꺼운 울 카펫 대신 한국 전통 온돌에서 착안한 바닥 난방을 선택한 것이다.

오토 익스프레스는 이를 “롤스로이스 컬리넌의 두꺼운 울 카펫보다 한국식 스파에 가까운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고급 소재를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인 생활문화로 럭셔리를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도 우드 베니어 바닥과 독특한 색상 구성, 정차 시 180도 회전하는 앞좌석을 언급하며 "GV90 네오룬이 일반적인 럭셔리 SUV보다 한 단계 더 과감한 구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차하면 화면이 위로 확장되는 팝업형 OLED 디스플레이,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25스피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냉장고와 팝업 테이블 등이 더해진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100년 브랜드와 경쟁 준비 끝”…롤스로이스까지 비교 대상

GV90에 대한 평가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위상으로도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정보 매체 에드먼즈(Edmunds)는 “제네시스는 이제 겨우 10년 된 브랜드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브랜드들과 이 가격대에서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GV90을 직접 경험한 결과 제네시스는 준비됐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터트렌드는 "GV90이 캐딜락과 레인지로버는 물론 롤스로이스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스쿱스 역시 "B필러 없는 코치도어와 회전형 시트, 우드 플로어가 기존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플래그십 SUV에서 찾기 어려운 개성을 만든다"고 평가했다.

GV90은 123.5kWh 배터리와 전후륜 듀얼 모터를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490kW, 최대토크 800Nm를 발휘한다. 제네시스 자체 측정 기준 7인승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km이며, 350kW급 충전기 이용 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2분이 걸린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진=제네시스

호평은 확인됐지만, 가격과 서비스는 아직 검증 전

카스쿱스는 "기본형 가격이 10만 달러 안팎이라면 높은 상품성을 갖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12만 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차량뿐만 아니라 딜러 응대와 정비 편의성, 잔존가치, 브랜드 영향력까지 기존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네시스가 기존 럭셔리 브랜드를 불편하게 만들 만한 플래그십 SUV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가격이 이 차를 걸작으로 만들지, 멋진 실패작으로 남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제기된 ‘운구차 같다’는 반응과 해외 매체들의 호평 가운데 어느 쪽이 시장의 최종 평가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GV90이 공개 직후 캐딜락과 레인지로버를 넘어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까지 비교 대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이우진 기자 lw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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