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병규가 자신을 둘러싼 학교폭력(학폭) 의혹에 대해 법정 싸움을 이어가며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해 진행된 항소심 첫 재판에서 조병규 측은 뉴질랜드 현지 학교의 공식 확인을 주요 근거로 내세우며 반전에 나섰다.
배우 조병규가 2024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어게인 1997'(감독 신승훈)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고등법원 제13-3민사부(나)는 28일 오전 조병규가 자신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영상재판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조병규 측 법률대리인이 참석했고 피고 A 씨는 음성을 통해 재판에 임했다. 특히 이번 항소심은 1심과 비교해 몇 가지 주요 변화가 확인됐다. 우선 1심 당시 공동 원고로 이름을 올렸던 조병규의 전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가 항소인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원고 청구 금액(소가) 역시 기존 금액에서 줄어든 9억여 원 규모로 조정돼 재판이 진행된다.
항소심 첫 기일에서 조병규 측 법률대리인은 폭로 내용의 신빙성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재판부에 결백을 피력했다. 대리인은 "이 사건의 본질은 폭로글에 기재된 폭행 사실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라며 법적 공방의 핵심을 짚었다.
이어 피고 측이 제시하는 증인들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대리인은 "A 씨가 주장하는 인물 2명은 폭로 이후의 상황들이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관한 인물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과연 사건의 본질을 밝히는 데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배우 조병규가 지난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F/W서울패션위크’ ‘그리디어스’ 컬렉션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무엇보다 조병규 측은 학폭 의혹이 제기된 뉴질랜드 유학 시절과 관련해 결정적인 증거가 확보됐음을 강조했다. 대리인은 "뉴질랜드 해당 학교로부터 조병규에 대한 학폭 기록이나 관련 의혹, 혹은 처벌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학폭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항소심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진행된 1심 재판에서는 원고인 조병규 측이 패소한 바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조병규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심 당시 조병규 측은 "A 씨가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을 게시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이로 인해 진행 중이던 광고모델 계약이 해지되고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취소되는 등 약 40억 원 상당의 거액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위자료 2억 원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1심 재판부는 "조병규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게시글을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1심 패소 이후 배상 금액과 원고 구성을 정비하여 다시 법정에 선 조병규 측이 항소심에서 뉴질랜드 학교의 공식 기록을 바탕으로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 법조계와 연예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근차근 쌓아 올린 연기력…‘경이로운 소문’으로 스타덤까지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배우 조병규의 과거 연기 행보와 성장 과정 역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조병규는 데뷔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과 조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입지를 다져온 '대기만성형'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조병규가 2023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조병규는 2015년 KBS2 드라마 '후아유 - 학교 2015'를 통해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7년 KBS2 '7일의 왕비'에서 백석희 역을 맡아 첫 아역 연기를 선보였으며 JTBC '청춘시대 2'에서는 주인공 쏭의 학보사 후배이자 유은재의 소개팅남으로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같은 해 그는 KBS2 '란제리 소녀시대'와 MBC '돈꽃'에 동시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방영 시기가 비슷했음에도 두 작품에서 극과 극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밝고 낙천적인 코믹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살려낸 반면, '돈꽃'에서는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을 겪고 아픈 사연을 간직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조병규의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은 2018년 말 방영돼 최고 시청률 23.7%를 기록했던 JTBC 드라마 'SKY 캐슬'이다. 그는 극 중 차민혁-노승혜 부부의 쌍둥이 아들 중 동생인 차기준 역을 맡았다. 이전에 주로 맡았던 소심한 배역들과 달리 남성미와 반항기가 돋보이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냈으며 드라마가 신드롬급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인생 작품'을 만나게 됐다.
배우 조병규가 2024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유튜브 힙합 서바이벌 '2024 토너먼트 벌스 랩 배틀 랩컵' 16강전 녹화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뉴스1
'SKY 캐슬' 종영 전부터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그는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 강성모(김권 분)의 아역으로 합류했다. 당시 해당 배역은 기존 배우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급하게 대타로 투입된 상황이었으나 제작발표회에서 "조병규의 합류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2019년 12월 방영된 SBS '스토브리그'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 자리를 꿰찼다.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재벌 3세 낙하산 직원 한재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작품은 오디션 없이 처음으로 캐스팅된 뜻깊은 작품이자 전체 출연진 중 가장 막내로서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첫 회 시청률 5%로 출발했던 '스토브리그'는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최종회 수도권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기적을 썼고, 조병규는 이 작품으로 생애 첫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배우로서의 최정점은 2020년 11월 방영된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에서 조병규는 타이틀 롤인 주인공 '소문' 역을 맡아 데뷔 후 첫 메인 주인공으로 나섰다.
'독고 리와인드' 이후 오랜만에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그는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OCN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2021 케이블TV 방송대상'을 수상하고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도 장기간 1위를 유지하며 탄탄한 해외 팬덤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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