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금리 인상한 한은…원화 강세 가속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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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금리 인상한 한은…원화 강세 가속화될까?

센머니 2026-08-27 17:00:00 신고

사진 : 센머니 제작
사진 : 센머니 제작

[센머니=홍민정 기자]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백투백 인상’에 나서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한층 가팔라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380원대로 내려온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제유가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원화의 추가 강세를 예상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며 물가와 환율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380.9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377.3원까지 밀리며 1380원 선을 밑돌기도 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환전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선결제 물량이 유입되고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흐름이 상당 부분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6월 말과 비교해 환율이 많이 하락했고 상당히 안정됐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높은 수입물가 상승률을 낮춰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율은 수준 자체보다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율이 일정한 범위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흐름을 보여야 기업과 가계가 투자와 소비 계획을 보다 원활하게 세울 수 있다는 의미다.

추가적인 원화 강세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으로 조기에 대응하면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아주고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화가 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고, 19%에 달하는 수입물가 상승률도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상단 기준 0.75%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진 데다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75%포인트로 축소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견조한 성장세와 여전히 높은 물가 압력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총재가 조금 더 낮은 영역의 환율을 선호하는 뉘앙스를 보였다”면서도 “환율이 급락하는 수준의 추가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4분기 중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는 경로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11월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인상하는 경로를 예상한다”며 “두 차례 연속 인상 이후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금리 인상 사이클 자체를 조기에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세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긴장감 속에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하락은 무역수지와 물가 부담을 완화해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13달러(0.16%) 하락한 배럴당 82.2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원유 가격의 기준물인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전장보다 0.74달러(0.84%) 내린 배럴당 87.84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때 지난 10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다시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진다면 물가 상승 위험이 추가로 완화되면서 장기채 금리 부담도 더욱 낮아질 수 있다”며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달러화 매도 압력이 확산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원화의 추가 강세를 이끄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미국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미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리며 금리 격차가 추가로 축소되고 국제유가까지 안정세를 이어갈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빨랐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저가 달러 매수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이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원화 강세 기조가 본격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과 연준의 정책 경로, 중동 정세 및 국제유가 움직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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