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픽] 한은 2월 점엔 없던 3% 기준금리… 21개 점보다 중요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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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픽] 한은 2월 점엔 없던 3% 기준금리… 21개 점보다 중요한 ‘조건’

뉴스로드 2026-08-27 12:29:15 신고

3줄요약

소비자물가 전망은 그대로였지만 기준금리는 올랐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높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인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7%로 유지한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은 2.4%에서 2.5%로 상향했다.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전체 21개 점이 현 수준 이상에 놓였고 이 가운데 16개는 추가 인상 구간을 가리켰다. 같은 2.7%의 물가 전망에서도 성장세와 물가의 지속성,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달라지면 금리 판단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물가 전망 2.7% 그대로… 금리 올린 ‘조건의 조합’

2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토비아스 에이드리언 IMF 금융자문관 겸 통화·자본시장국장은 ‘포워드 가이던스의 현안’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소통을 ‘금리경로 약속’과 ‘정책반응함수 설명’으로 구분했다. 정책반응함수는 특정 경제지표 하나에 금리를 기계적으로 대응시키는 공식이 아니다. 기조적 물가 흐름과 기대인플레이션율, 수요 부족 또는 과열, 통화정책 파급 정도와 금융불안이 어떤 조합을 이루는지에 따라 정책 판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구조다. IMF가 전망치뿐 아니라 위험과 대안적 시나리오를 함께 설명하라고 요구한 이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한 결정은 이러한 정책반응함수가 실제로 작동한 사례다. 금통위원 6명이 인상에 찬성했다. 황건일 위원은 연 2.75% 유지를 주장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각각 2.7%와 2.3%로 5월 전망과 같았지만 성장과 근원물가, 금융안정 여건은 달라졌다.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유지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준금리도 유지돼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2.6%에서 3.3%로 0.7%포인트, 내년은 2.1%에서 2.9%로 0.8%포인트 높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도 올해 2.4%에서 2.5%, 내년 2.3%에서 2.5%로 상향됐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세 둔화로 3.2%에서 2.8%로 낮아졌지만,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상승으로 2.5%에서 2.6%로 높아졌다.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은 같아도 변동성이 큰 품목의 압력은 낮아지고, 지속성이 강한 물가압력과 수요측 압력은 커진 것이다. 같은 2.7%가 같은 물가 구조를 의미하지 않는 이유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7월 주택가격이 전국 0.4%, 수도권 0.7%, 서울 1.1% 상승했고 은행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했다. IMF의 정책반응함수로 해석하면 성장률 상향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의 부담을 낮추고, 근원물가의 상승은 대응을 늦출 때 발생하는 물가 비용을 높인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는 기준금리를 유지할 때 커질 수 있는 금융불균형 위험을 확대한다. 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 전망을 바꾸지 않고도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하나의 전망치가 아니라 ‘긴축의 비용은 낮아지고 대응 지연의 비용은 높아진’ 조건의 조합에 반응했기 때문이다.

[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추가 인상 16개·인하 0개

8월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은 6개월 후 연 3.00% 5개, 연 3.25% 10개, 연 3.50% 6개로 구성됐다. 전체 21개 가운데 16개가 현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놓였고 인하 구간에는 한 점도 없었다. 다만 이를 추가 인상 확률 76.2%, 동결 확률 23.8%, 인하 확률 0%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금통위원 한 명이 자신의 금리전망 확률분포를 세 점으로 압축하기 때문에 낮은 확률의 위험은 점으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 인하 구간의 점이 없다는 사실은 인하가 현재의 중심적인 전망이 아니라는 의미이지 인하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2월 전망은 연 2.25% 4개, 연 2.50% 16개, 연 2.75% 1개였지만 6개월 뒤 실제 기준금리는 당시 전망의 상단보다 높은 연 3.00%가 됐다. 5월에는 연 2.50% 2개, 연 2.75% 7개, 연 3.00% 10개, 연 3.25% 2개가 배치됐다. 5월의 추가 인상 구간 19개와 8월의 16개만 비교해 긴축 전망이 약해졌다고 판단하면 기준점과 전망시계의 변화를 놓치게 된다. 기준금리 자체가 연 2.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올랐고 각 분포가 가리키는 시점도 올해 11월과 내년 2월로 다르다. 2월·5월·8월의 점은 같은 시험문제에 대한 세 번의 답이 아니라 매번 달라진 경제·금융 여건을 전제로 한 별개의 조건부 전망이다.

분포의 절대적인 위치는 오히려 위쪽으로 이동했다. 연 3.25% 이상에 놓인 점은 5월 2개에서 8월 16개로 늘었다. 뉴스로드가 모든 점에 같은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한 단순평균도 연 2.89%에서 3.26%로 0.37%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공식 금리전망이나 기대값이 아니라 점의 위치를 산술적으로 비교한 값이다. 8월의 추가 인상 점 16개에서는 위원 7명 가운데 최소 6명이 현 수준보다 높은 금리에 한 점 이상을 배분했고, 최소 2명은 세 점 모두를 추가 인상 구간에 놓았다는 사실까지 역산할 수 있다. 어느 위원의 세 점이 한 묶음인지 공개되지 않아 그 이상의 위원별 전망은 확인할 수 없다.

이날 기준금리 결정의 6대1 표결과 6개월 후 전망의 16대5 분포도 연결할 수 없다. 황건일 위원이 연 2.75% 유지를 주장했다고 해서 연 3.00%에 놓인 5개 점이 황 위원의 전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날 인상에 찬성한 위원이 6개월 후 연 3.00% 유지를 전망했을 수도 있고, 동결을 주장한 위원이 향후 연 3.25% 이상에 점을 배분했을 가능성도 있다. 당일 표결은 현재 금리를 결정하는 행위이고 21개 점은 미래의 서로 다른 위험을 반영한 익명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금리수준별 점의 합계는 공개했지만 연 3.00%·3.25%·3.50%가 각각 어떤 성장·물가·금융안정 여건에 대응하는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점의 개수보다 ‘여건 변화→파급경로→확인 지표→정책방향’을 연결해야 조건부 전망이 금리 정답표가 아니라 정책반응함수로 읽힐 수 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에이드리언 국장은 “전망은 약속이 아니다”며 “중앙은행 소통 목적은 변동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물가는 그간 누적된 비용압력 전이 효과와 수요측 압력 증대로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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