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빗 창업자들, 화면 없는 가족 돌봄 웨어러블 ‘루푸 링크’ 249달러에 예약판매 시작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핏빗(Fitbit)을 만든 제임스 파크(James Park)와 에릭 프리드먼(Eric Friedman)이 새로운 웨어러블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엔 걸음 수를 세는 기기가 아니다. 두 사람이 올해 초 세운 회사 루푸(Luffu)는 8월 25일(현지시각) 화면 없는 손목밴드 ‘루푸 링크(Luffu Link)’를 공개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예약 구매 시 249.99달러(약 250달러), 미국에서 정식 출시되는 2027년 초에는 299.99달러(약 300달러)로 오른다. 가족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걸음 수 대신 무엇을 재나
루푸 링크는 화면이 없는 대신 활동량과 수면, 심박수, 심박변이도(HRV)를 추적한다. 기기에 달린 버튼을 눌러 복용 약, 증상, 식사, 기분, 진료 후 상태 등을 음성으로 남길 수 있다. GPS와 4G LTE-M을 내장해 착용자의 휴대폰이 근처에 없어도 위치 정보를 가족과 공유하고 신뢰하는 연락처에 연락할 수 있다.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지정한 가족에게 안부 확인 신호를 보낼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음성으로 요청할 수도 있다. 별도 통신사 요금제 가입 없이도 셀룰러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터리는 최대 5일 사용 가능하며 헤일로 골드(Halo Gold), 오닉스 블랙(Onyx Black), 스털링 블루(Sterling Blue) 세 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전통적인 의료기기 특유의 투박한 모양 대신 액세서리처럼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우선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족 돌봄에 뛰어든 이유 / AI 생성 이미지
가족 돌봄에 뛰어든 이유
파크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가족 돌봄자, 이른바 ‘가족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엄청난 시간을 쓰게 된다”며 “연구에 따르면 평균 주 27시간에 달하는데, 이는 엄청난 시간이다. 기술이 이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도움을 줄 도구들은 상당히 파편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Bloomberg)를 통해 보도된 인터뷰에서 파크는 “위치 추적, 가족 일정 공유, 피트니스 기기, 응급 호출 장치, 스마트홈 도구까지 다 있었지만 결국 누군가는 이 기능들을 일일이 손으로 엮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이나 식당 예약 같은 소비자 업무에 초점을 맞춘 AI 에이전트가 많지만, 우리는 안전과 돌봄 조율을 직접 지원하는 가족용 통합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부모는 클리블랜드에,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다. 파크는 “원격으로 부모님 돌봄을 관리해야 했는데, 중요한 진료가 끝난 뒤에야 상태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마저도 일부 정보뿐이었다”며 “계속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공동창업자 프리드먼도 자녀를 돌보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파크는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이 나이 든 부모나 만성질환이 있는 자녀를 돌보는 돌봄자”라며 수요가 크다고 강조했다.
앱과 구독, 다음은 홈 기기
루푸 링크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다. 앱은 올해 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에서 폭넓게 출시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앱은 AI를 활용해 가족 구성원의 건강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평소 패턴과 달라진 변화를 찾아내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것이 중요한지, 다른 가족에게 알려야 하는지를 판단하도록 돕는다. 단순히 수치를 나열하는 대신 의미 있는 변화를 짚어주겠다는 구상이다.
구독료는 월 19달러이며 가족 4명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어떤 정보를 누구와 공유할지 가족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음성 녹음은 착용자가 기기 버튼을 누르고 있을 때만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루푸는 여러 가구에 걸친 돌봄을 조율하는 홈 기기도 별도로 개발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이나 가격,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고, 올해 안에 추가 정보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시장에서 갖는 의미
파크와 프리드먼은 2007년 핏빗을 창업했고, 2019년 구글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21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1달러 1,383원 기준)였다. 구글은 이 인수를 계기로 웨어러블·헬스 기기 전략을 다시 짰고, 최근에는 인기를 끌고 있는 ‘핏빗 에어(Fitbit Air)’를 내놓기도 했다.
훕(Whoop), 오우라(Oura), 가민(Garmin), 구글 등 주요 웨어러블 업체들도 화면 없이 센서만으로 작동하고 스마트폰 앱과 짝을 이루는 기기를 잇달아 내놓는 추세다. 루푸 링크 역시 이런 흐름 위에 있지만, 개인이 아닌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파크는 “핏빗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부터 앱까지 항상 접근성을 최우선에 뒀다”며 “그런 디자인 철학과 사용자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이 루푸로도 이어졌다. 핏빗을 처음 내놓았을 때부터 사용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세웠고, 그 약속은 루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테크리퍼블릭(TechRepublic)은 웨어러블 업계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시점에 루푸가 등장했다는 점, 센서 데이터의 오차가 불필요한 걱정을 낳거나 실제 이상 신호를 놓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루푸 링크의 성패는 센서 성능이 애플워치나 핏빗과 경쟁할 수 있느냐보다는, 가족들이 이 공유형 돌봄 모델을 신뢰하고 민감한 정보를 맡길 만큼 필요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루푸 링크는 미국에서만 우선 판매되며, 2027년 초 출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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