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이연주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보험약관대출과 카드론 등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렸다. 총부채원리금상환율(DSR) 규제를 받지 않고 심사 문턱이 낮아 잔액이 빠르게 불어났으나, 금리 부담이 크고 원리금을 연체하면 기존 보험계약까지 잃는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손보사 10곳의 지난달 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57조1307억원이다. 6월 말(56조5852억원)보다 한 달 새 5455억원 늘었다.
◇DSR 규제 피한 ‘손쉬운 급전’…실수요자 유입
보험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돌려받을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통상 해약환급금의 70~80% 선에서 대출금을 내준다. 기존 계약 환급금을 담보로 잡는 만큼 복잡한 신용 심사나 소득 증빙을 거치지 않는다.
핵심 유인은 DSR 규제 제외다. 시중은행 대출 한도를 채운 차주도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급전을 확보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상환 기간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는 점도 수요를 끌어당긴다.
◇카드론·리볼빙 동반 확대…이자 부담 가중
은행 대출 규제 여파는 카드사로도 번졌다. 별도 담보 없이 비대면으로 신청하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잔액도 함께 뛰었다.
이들 상품은 쓰기 편하지만 은행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훨씬 높다. 차주가 고금리 단기 자금에 기댈수록 갚아야 할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다중채무 부실로 이어진다.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 규제로 보험약관대출이나 카드론, 리볼빙처럼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금융상품으로 자금 수요가 이동하는 측면이 있다”며 “증시 호조 당시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수요도 증가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급금 밑돌면 보장 상실…상환 능력 따져야
약관대출은 연체가 길어지면 원래 맺은 보험계약까지 강제로 깨진다. 갚지 못한 대출원리금이 해약환급금을 넘어서는 순간 보험 효력이 사라진다.
계약을 해지당하면 기존 질병·상해 보장 혜택은 즉시 끝난다. 나중에 다시 가입하려 해도 나이가 들었거나 병력이 생겨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기 어렵다.
보험사 다른 관계자는 “보험약관대출 역시 개인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인 만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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