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마운자로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스시자로’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현지에서 비만치료제를 직접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의약품을 들여오다 적발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해외에서 불법 반입하다 적발된 사례는 41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인 1189건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3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2024년에는 적발 사례가 4건에 그쳤지만 2025년 1189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4000건을 돌파했다.
이와같이 불법 반입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 이다. 마운자로 2.5㎎ 기준 4주분은 국내에서 약 27만~29만원 수준인 반면 일본에서는 7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가격 차이가 4배에 달한다. 고용량 제품일수록 가격 차이 체감 수준은 늘어난다.
국제우편부터 여행자 가방까지…반입 경로도 다양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보험 약가 체계의 영향을 받는 반면, 국내에서 비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비급여로 분류돼 환자가 약값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원·엔 환율까지 낮아지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약품 원정 구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일본 현지에서 진료를 받은 뒤 마운자로를 구매했다는 경험담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항공료를 감안하더라도 여러 달치 제품을 구매하면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한국인 방문객을 겨냥해 한국어 상담이나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의료기관도 등장하면서 관련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이다. 올해 상반기 적발 사례 가운데 국제우편을 이용한 불법 반입이 348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행자가 직접 가져오다 적발된 사례도 656건으로 지난해 134건에서 크게 증가했다.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구매와 여행 중 직접 구매하는 방식 모두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개인이 사용할 목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입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일반적인 의약품과 달리 국내 반입 과정에서 별도의 요건이 적용된다. 필요한 수입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로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을 임의로 들여올 경우 통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적발된 제품은 보류된 뒤 관련 절차에 따라 폐기될 수 있으며, 무허가 반입은 법적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만 보고 해외 구매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적인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인 데다 운송 과정에서 적정 보관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제품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공식 경로를 통해 구매할 경우 정품 여부나 보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국내외 가격 격차가 유지되는 한 일본 원정 구매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줄이고 합법적인 치료 경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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