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에는 호텔 대신 공방에 체크인을 해야겠습니다. 전국 곳곳의 공예 창작 현장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하는 ‘공박위크 2026: 체크인 공방’이 열리니까요.
작품 뒤편으로 향하는 공예 여행
전시장 유리 너머로 작품을 바라보기만 할 때에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각 작품들은 어떤 공간에서, 누구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을까요? 서울공예박물관이 그 답을 찾아 작품이 시작된 곳으로 향합니다. 9월 1일부터 11일까지 ‘공박위크 2026: 체크인 공방’을 열고 북한산, 고양, 수원, 제주 등에 자리한 공예가의 작업실을 찾을 예정인데요. 전국 곳곳에서 작품이 탄생하는 공간을 둘러보고, 그들과 함께 공예품을 만드는 워크숍도 마련됩니다.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손으로 직접 재료를 다루며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공예 여행인 셈이죠.
유리지공예상 파이널리스트 작품을 더 가까이에서
이번 여정의 중심에는 ‘서울시 유리지공예상’이 있습니다. 한국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유리지 작가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공예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23년에 제정된 상인데요. 지난해 진행된 두 번째 공모에서 128건이 접수되었고,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도자·유리·섬유·목칠·금속 분야 작가 20명이 결선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오는 8월 31일, 대망의 최종 우승작이 시상식 무대에서 발표될 예정이죠. 결선 진출작 20점은 다가오는 9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제2회 서울시 유리지공예상 기념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번 ‘공박위크’에서는 이들 가운데 김경찬, 김경환, 신혜림, 이태훈, 정소윤 다섯 작가의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예술 세계를 한층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전국을 누비는 공예 유람, ‘체크인 공방’
이번 ‘공박위크 2026: 체크인 공방’은 찾아가는 장소도, 체험하는 공예도 전부 제각각입니다. 먼저 9월 7일부터 8월까지 열리는 ‘체크인 제주’는 김경찬 도자공예가의 작업실을 찾아 제주의 토양과 전통 옹기를 재해석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고, 행원 연대봉 탐방길을 가볍게 걸으며 작품의 재료가 된 제주의 자연을 함께 둘러볼 예정이죠. 9월 10일 열리는 ‘체크인 고양’에서는 뜨겁게 녹인 유리에 공기를 불어넣는 블로잉(Blowing) 기법으로 이태훈 유리공예가와 함께 직접 유리잔을 만듭니다. 다음 행선지는 9월 11일 예정된 ‘체크인 북한산’인데요. 회화를 현대 장신구로 재해석하는 신혜림 공예가의 작업실을 찾아 북한산 자연에서 얻은 나뭇가지와 섬유실로 작은 오브제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9월 4일 예정된 ‘체크인 수원’은 수원화성 안에 자리한 김경환 금속공예가의 작업실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뒤 옥상에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애프터파티까지 즐길 수 있죠. 9월 3일 ‘체크인 안국’에서는 정소윤 섬유공예가의 작품 제작 과정을 따라가며 감정을 하나의 공예 작품으로 표현해 보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장 아래 숨은 공예 창작 공간, ‘체크인 신당’
또 하나의 작업실은 신당중앙시장 지하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9월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는 ‘체크인 신당’은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오픈스튜디오와 연계해 신진 공예가들의 작업 공간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신진 예술가들이 입주해 실제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공간으로 이번 행사에서는 노용원, 백재원, 이명희, 이소진, 이지수, 한우현 여섯 작가의 작업실이 문을 엽니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공간을 직접 둘러보며 각기 다른 재료와 제작 방식을 한층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죠.
작가와 함께 직접 손을 움직여 보는 여섯 가지 워크숍도 이어집니다. 한지와 전단지로 무드등을 만들고, 손에 쥐고 만지는 작은 오브제인 ‘워리 스톤(Worry Stone)’을 금속으로 완성해 보는 등 재료와 방식도 다양한데요. 흙으로 만든 형태를 금속 오브제로 재탄생시키고, 코일 기법으로 재료를 말아 올려 바구니를 엮고, 한글 형태의 도자 유닛을 조합해 풍경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죠. 여기에 나무의 결을 따라 직접 조각하는 프로그램까지 더해질 텐데요. 섬유와 금속, 도자, 목조각 등 서로 다른 공예 작품이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박위크 2026’은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후 3시까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각 프로그램 별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추첨을 통해 총 202명의 참가자를 선정할 예정인데요. 완성된 작품 대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공간과 과정을 찾는 경험. 공예가 어렵게 느껴졌다면 이번에는 작업실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만드는 손을 보고, 재료를 직접 만지고, 그 작업이 시작된 동네까지 걷고 나면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품도 조금 다르게 보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