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의 대통령 패싱 제청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는 반려 여부를 두고 숙고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조희대 탄핵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靑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 상황"
24일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의 "조 대법원장의 이번 제청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인 문제는 과정을 더 따져봐야 겠으나, 기존의 관행에서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며 "대통령의 임명권이 일정 정도 침해됐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자기 사람으로 대법관을 임명해 유리한 (재판) 환경을 만들려는 뜻 아닌가 지거하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조 의원이 청와대와 대법원이 정면충돌했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홍 수석은 "청와대와 대법원이 충돌했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협의가 없었고 유례없이 일방적으로 통보가 된 상태"라며 "임명권을 가진 청와대로서는 다른 관례와 법률을 충분히 먼저 검토한 뒤 입장을 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21일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도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은 일방적 통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사법부의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청 철회 가능성이 낮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청 반려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더 임명해야 하는 만큼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국회로 송부해 부결시킬 경우 결과적으로 '대통령 패싱'을 수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에 일부 또는 일괄 반려의 경우 대법원장의 임명제청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조희대 비판 강도 높여 '탄핵 두고 고심'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탄핵 표결보다는 자정 노력을 먼저 요구하는 형태다.
김민석 당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은 꼼수 두고, 법원행정처장은 옹호하고, 사법부는 침묵하는 현 상황이 비겁하다"며 "자율 개혁에 눈감았던 검찰을 반면교사로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협의 없는 일방적 방안을 정부가 반려하게 해서 대법관추천위원회 자체를 무력화하는 게 조 대법원장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허망한 계략"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국회 송부나 법원 반려 결정을 보류하고, 국회는 법원조직법상 대법관을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게 되어있는 법적 맹점을 개정해 꼼수를 막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원내에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사법부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 폭발하지 않게 하는 건 오로지 법관들의 몫"이라며 "국민들은 전체 법관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민들에게 탄핵 이유를 설명중이다"고 말했다.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수석대변인은 "김민석 당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탄핵을 당할 자격과 자질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충분하게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저희가 계속 (설명하라고) 주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민주주의 기본적 시스템을 무시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라며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개입하지 않는 모습이었는데 지금 그런 모습이 아닌 것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임기가 내년) 6월이 됐건 다음 달이 됐건 잘못했으면 나가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 의원은 "법원과 후배들, 조 대법원장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도 잘못한 게 있으면 나가주는 것이 좋다"며 "조 대법원장이 희대(稀代)의 대법원장이고, 안 나가면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탄핵을) 받아들일지 안 받아들일지는 헌법 재판소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탄핵 역풍 가능성에 대해 박 의원은 "역풍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대법원장이 사법절차와 제청 관례를 무시하고 자기가 시키고 싶은 사람만 꼭 시키겠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판사 출신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면에 의한 일방적인 제청권 행사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사실상 침해하고 패싱한 것이다라는 평가를 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4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의원은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추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7개월 동안 묵혔다"며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의 국회에서의 말에 의하면 후보들에게 다 전화해서 다 포기하게끔 하는 새로운 제청 절차를 밟으려고 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가까운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의 고유한 국가원수로서의 지위에 갖고 있는 임명권을 존중할 필요가 있었다"며 "윤석열 때는 끽소리 못 했다가 지금 와서 이렇게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합체에서 함께 동등하게 재판을 할 대법관을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의사도 무시하고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내 마음대로 행사할 거야라고 하는 순간 그것은 거의 임명권과 동격이 되는 것"이라며 "내부로부터의 어떤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그렇지만 적어도 어떤 이성적 한계 내에서 양보를 또 일부 받는 그러한 어떤 합의가 중요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지금 서면에 의한 통보 방식,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사실상 대통령과 완전히 대화할 생각이 없는 거라는 것을 대국민 선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는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24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한 우 지사는 "가장 난감한 사람이 후보자라고 생각한다"며 "자기 문제를 둘러싸고 대법원장과 대통령, 국회가 막 시끄럽게 돼버렸다. 문제를 푸는 방식은 지금으로서는 권한 싸움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어렵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후보자가 아무리 훌륭하신 분이라 하더라도 이제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 뻔하다"며 "본인이 안 하겠다 이렇게 하시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 "본인이 고사했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청와대하고 잘 상의해서 원만하게 제청권을 행사하고 국회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헌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법원행정처도 폐지해야"
조국혁신당은 조희대 퇴진은 물론 법원행정처 폐지가 필요하다며 사법개혁 전선 확대에 나섰다.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조 대법원장은 물러나야 하고 법원행정처는 해체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 폐지를 사법개혁의 다음 결실로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은 사법사에 '사법의 정치화를 주도했다'고 기록될 것"이라며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재명 후보 재판을 초고속으로 진행했는데 명백한 대선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청 논란에 대해 "대법관을 자기(조희대) 입맛대로 고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며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대선 불복이라는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논란의 중심이라고 지목한 신 대표는 "제왕적 대법원장의 참모 조직"이라며 "제2의 양승태, 제3의 조희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조희대 한 사람의 진퇴를 둘러싼 말의 잔치를 넘어 구조개혁, 제도개혁의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힘 조희대 탄핵 두고 '사법권 독립 침해...李 재판 재개해야"
국민의힘은 제청 논란에 대해 사법권 독립 침해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국 사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겉으로는 (대법관 후보 제청 관련) 사전 협의를 안 했다는 것이지만 이 대통령 죄를 지우기 위해서 대법관을 늘려놨고 그 대법관 임명에 직접 관여해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임명하고 싶은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여기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여당과 청와대가)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 규정은 대법관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은 임명하도록 돼 있다"며 "협의하고 조율한다면 그것이 사법권의 독립을 중대하고 침해하는 것이고 그것을 요구하거나 강요한다면 그 자체가 위헌"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법관 전원이 친명(친이재명) 대법관으로 채워진다고 상상을 해 보시라"며 "그런 대법원에 정의, 공정이 있겠냐"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판결의 기준은 권력이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렇게까지 된 것은 사법부 스스로 대통령에 대한 5개 재판을 멈춰 세운 것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사법부 스스로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재개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사법부가 싸우면 국민도 함께 싸울 것이나 사법부가 권력에 굴복한다면 결국 국민은 사법부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당이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대법원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취지 파기환송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로만 하는 공갈협박은 그만하고 자신 있으면 대법원장 탄핵소추 한번 시도해 보라"며 "단 그에 따른 모든 정치적·법적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는 걸 분명하게 인식하시라"고 밝혔다.
또한 "탄핵소추를 못하겠으면 조폭 같은 협박성 말잔치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는 일은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가 노림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번 제청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결국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시켰기 때문에, 그분(조 대법원장) 자체를 문제 삼아야만 나중에 (이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공소 취소의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4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한 이 의원은 "대법원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청와대가) 반려하겠다는 얘기가 나온 걸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며 "대법관에 대한 그것(대법원장의 제청 수용) 또한 관례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희대라는 이름 세 글자를 본인들의 (정치 공세) 깃발처럼 만들어 버린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추천을 했는데 그걸 임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반려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서 '역시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국회와 대법원을 존중하는 태도가 굉장히 닮아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조희대 "국가권력 자의적 행사 통제해야"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제청 논란에 대해 이렇다할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24일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를 통해 "사법제도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이라며 "국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며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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