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톺아보기]중형 조선3사, 슈퍼사이클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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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톺아보기]중형 조선3사, 슈퍼사이클 효과 톡톡

한스경제 2026-08-24 09:45: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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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HJ중공업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HJ중공업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국내 중형 조선3사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하며 대형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유사한 수익성 개선을 실현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사 발표를 종합하면 중형 조선3사(HJ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의 상반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은 2조617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38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3% 늘었다. 3사의 상반기 순이익 역시 3549억원을 기록했으며 평균 영업이익률도 작년 상반기 8.8%에서 14.6%로 5.8%포인트 상승했다.

3사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가장 큰 원인으로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 이전 소위 ‘생계형 수주’ 물량의 매출 비중 축소가 우선 꼽힌다. 과거 조선업 불황기에 중형 조선3사는 극심한 수주난에 허덕였다. 당시 도크를 놀리느니 차라리 낮은 가격이라도 선박을 수주해 설비를 가동하는 게 낮다는 이들 3사의 절박한 심정은 선종별 적정 선가 이하로 매우 낮은 가격에 수주부터 하고 보는 생계형 수주였다.

▲ 업황 회복 시점 수주 고선가 물량 매출 반영

문제는 저가에 계약한 선박의 건조 과정에서 후판가격 및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인해 선주사에 인도할 시점에 마진이 낮거나 오히려 실적에서 적자로 산입되는 생계형 수주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불거졌다. 실제 중형 조선3사는 3년 전만 해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2~3년 전 업황 회복 시기에 ‘제값 받고 수주한’ 고선가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고 매출에 반영되는 비중이 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향후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일감 확보도 순항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올해 1분기 만에 연간 목표인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11척의 수주를 조기 달성했다. 7월 말 기준 36척, 4조8000억원 상당의 수주잔량(오더북)을 보유한 대한조선은 오는 2029년 말까지 건조 물량을 확보했다. 상반기 HJ중공업은 1만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을 7104억원에 수주했다. 케이조선도 지난 4월 유럽·아시아 지역 선사와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탱커)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3070억원이다.

3사는 향후 △친환경 선박 △건조 선종 다변화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유지·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 대한조선, 연간 수주 목표 1분기 조기 달성

지난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된 ‘2026 포시도니아(Posidonia)‘에 참가한 중형 조선3사는 각사별 친환경 선박 기술과 미래 주력 선종 설계에 대한 선급협회 인증을 획득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탈탄소 선박 건조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만큼 이들 3사는 친환경선 분야 기술 경쟁력 확보와 선주사들의 신뢰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이는 해당 시장에서의 영업·수주 활동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차원을 넘어 생존과 직결돼 있음을 방증하는 간절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전남 해남에 위치한 중형조선사 대한조선의 야드 전경./대한조선
전남 해남에 위치한 중형조선사 대한조선의 야드 전경./대한조선

당시 HJ중공업은 한국선급(KR)으로부터 1만TEU급 바이오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에 대한 설계 개념 승인(AIP)을 획득했다. 선박용 바이오연료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확대되면서 해운업계는 물론 전 세계 주요 항만에서 사용량이 증가하며 친환경 대체 연료로 부상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급증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 영국 로이드선급(LR), 동화엔텍과 ‘2만2000㎥급 LNG 벙커링선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LR·프랑스선급과 각각 PC탱커, 원유운반선에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공동개발 MOU도 맺었다.

▲ 친환경 선박·선종 다변화·美 함정 MRO ‘올인’

대한조선도 LR·KR로부터 ‘8만8000㎥급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에 대한 AIP’를 각각 획득했다. 선급 AIP 획득으로 VLGC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한 대한조선은 한발 더 나아가 영국 기업 아르마다, LR과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 공동개발 프로젝트에도 합의했다.

이상철 대한조선 기술본부장은 “VLGC의 AIP 취득과 친환경 기술 협력은 시장의 변화에 맞춰 기술 및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르마다, LR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HJ중공업은 중형조선사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의 첫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군함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으로 전체 시장(80조원)의 25%에 달한다. 케이조선은 지난 6월 미 국방부의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CMMC) 레벨1을 획득했다. 이로써 케이조선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참여를 위한 보안 요건을 충족했다.

또 케이조선은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신청 완료했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대한조선도 MSRA·CMMC 인증 취득에 도전하는 등 기존 상선 수주 중심에서 함정 MRO 사업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 HJ重, 조선 수익성 견인...1H 영업익 727.8% ‘껑충’

상반기 3사의 실적은 외형에서는 HJ중공업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대한조선이 두각을 나타냈다. HJ중공업은 상반기 매출 1조2713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5%, 727.8%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조선 부문이 이끌었다. 조선 부문은 상선 사업에서 친환경·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 건조 공정이 본격화되고 방산 등 특수선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이 반영되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 기간 조선 부문 매출은 6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1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대한조선은 상반기 매출 6627억원, 영업이익 1779억원을 기록하며 26.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2분기에는 매출 3544억원, 영업이익 952억원으로 26.9%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영업이익 증가세다. 올해 2분기 대한조선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3%나 폭증해 매출 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주력 선종의 반복 건조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경영 관리 혁신 등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중형조선사 케이조선 야드./임준혁 기자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중형조선사 케이조선 야드./임준혁 기자

케이조선은 상반기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71.8% 증가했다. 매출은 6835억원으로 15.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231억원보다 4.7배 늘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배 이상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도 7.1%에서 16.7%로 급상승했다.

▲ 케이조선, 상반기 영업익 2.7배 이상 급증

케이조선의 상반기 실적 개선은 선박 건조 공정률이 높아지며 매출 인식 규모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주력 선종인 중형 PC탱커의 건조 공정률이 많이 치고 올라온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작년부터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중형 조선3사는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각국의 움직임, 톤마일 증가 효과 등으로 발주 수요가 급증한 탱커(유조선)와 국제 사회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가 예상되는 중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저탄소 연료 추진 선박의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조선은 LNG 벙커링선, 대한조선이 VLGC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선종 다변화 추진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한조선의 경우 2030년 석유 소비가 정점에 달한 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재 주력 선종인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시장의 수요도 덩달아 감소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최근 중동 사태로 운임과 용선료가 급등한 VLGC의 발주 수요가 증가했지만 현재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분야 마켓 리더인 대한조선이 VLGC로 급히 갈아타기에는 수에즈막스급 탱커 시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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