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들을 임의로 허위 종결해 물의를 빚은 현직 경찰관에 대해 경찰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담당자의 거짓 보고를 상급자가 걸러내지 못하는 경찰 내부 시스템의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동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A 경장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처리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장소를 철저히 비공개에 부친 채 긴급체포 시한인 24일 오후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 경장은 5월 접수된 37세 장미란 씨 실종 사건과 관련해 가족 등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나아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에 접속해 장 씨와 관련된 자료를 무단으로 삭제하기까지 했다. 이어 지난달 2일 접수된 또 다른 남성 실종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서류를 조작해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자의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담당자의 임의 종결이 상급자의 검증 없이 두 달 넘게 방치되는 사이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장 씨는 3개월여간 행방이 묘연해 현재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 중이며, 다른 실종 남성은 경찰이 가족의 재신고를 받고 뒤늦게 수색에 나섰으나 최초 신고 51일 만인 22일 제주 도내 모처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경장이 담당했던 과거 실종 사건들을 전수 조사하여 유사한 수법으로 허위 종결된 사례가 더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최대한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한 뒤 다음 주 중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언론 브리핑을 열고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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