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AE도 ‘수출통제’ 위반···해외 진출 K방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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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AE도 ‘수출통제’ 위반···해외 진출 K방산 ‘주의보’

이뉴스투데이 2026-08-23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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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지난 13일 BAE시스템스의 미국 법인이 미 정부의 무기수출 규정 위반해 3600만달러를 납부하는 내용의 행정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BAE시스템스]
미 국무부는 지난 13일 BAE시스템스의 미국 법인이 미 정부의 무기수출 규정 위반해 3600만달러를 납부하는 내용의 행정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BAE시스템스]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한국 방산업체가 해외 생산과 공동개발, 정비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출통제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고의적인 기술유출뿐 아니라 허가기간 만료와 담당자의 규정 이해 부족, 해외 협력사의 무단 기술지원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미국 통제품목이 포함된 사업의 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13일 BAE시스템스의 미국 법인과 무기수출통제법(AECA) 및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위반 혐의와 관련해 3600만달러(약 500억원)를 납부하는 내용의 행정합의를 체결했다. 미 국무부 방산물자교역통제국(DDTC)에 따르면 위반 혐의는 2019년 5월 19일부터 2025년 3월 24일까지 모두 104건이다.

ITAR는 미 정부가 군용으로 지정한 무기와 부품, 소프트웨어, 기술자료의 해외 이전을 통제하는 규정이다.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통제품목이나 기술을 넘겨받은 해외 기업도 허가조건을 따라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3년 12월 군용 GPS에 사용하는 회로기판 자료를 중국 제조업체에 보낸 것이다. BAE시스템스는 담당자들이 수출통제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파일을 보내는 시스템에도 충분한 경고 기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가기간을 넘긴 사례도 있었다. BAE시스템스는 미 정부의 승인 아래 해외 생산과 기술자료 제공을 허용하는 제조면허협정(MLA)이 끝난 뒤에도 캐나다 업체에 군용 GPS 관련 자료 46개를 보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해외 하도급업체가 미국 정부의 승인 범위를 벗어난 기술지원을 제공했다.

국내 방산업체도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 합작법인 설립, 후속군수지원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기술자료를 접하는 현지 법인과 부품·조립·정비업체, 관련 인력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지 생산을 하려면 국내 본사가 해외 공장에 설계자료와 작업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해외 정비사업에서도 현지 기술자에게 고장 원인과 수리 절차 등을 설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통제를 받는 기술이 포함돼 있다면 별도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8월 발간한 ‘통상법률 2025년 제3호’에 실린 ‘미 해군 함정 MRO 협력에서 미국 ITAR의 수출통제와 시사점’에 따르면 ITAR은 완성된 무기뿐 아니라 기술자료와 정비·교육 같은 기술지원도 통제한다. 또한 기술자료를 외국인에게 제공하거나 외국군을 대상으로 군사훈련을 하는 경우에도 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한국에서 개발·생산해 수출하는 경우, 그동안 수출통제체계가 비교적 잘 작동해 왔다”면서 “대신 한국 업체가 미국을 포함한 해외 현지에서 연구개발·생산 거점을 운영하면 BAE시스템스와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 생산거점에서는 한국산 대신 현지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해당 부품에 미국의 통제를 받는 기술이나 품목이 포함됐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 완제품을 제3국으로 수출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에서 채용한 임직원의 규정 이해 부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현지 국가의 수출통제 규정을 충분히 알지 못한 직원이 승인 없이 기술자료를 하도급업체나 외국 국적자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의적인 유출 가능성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사업장의 내부 직원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미국의 주요 수출통제 대상국과 관련된 외부 세력에 포섭돼 통제 대상 기술이나 부품을 빼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 센터장은 해외 사업장에도 국내와 같은 수준의 기술·자료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 수출통제와 보안 책임자를 두고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규정을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산자료를 누가 열람하고 외부로 전달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해외에서 보안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 협력업체에 관련 비용을 지원하고, 미국과 현지 국가의 수출통제 절차와 처벌 사례를 현지 언어로 정리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지에서 주요 업무를 맡을 직원을 채용할 때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해외 법인이 제3국이나 외국인에게 제품과 기술을 넘기기 전에 수출통제 대상인지를 신속하게 확인해 주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실수로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는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사안이 중대할 경우 정부가 해당 국가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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