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서울과 지방의 물가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문 반면, 전북·충북·경북·경남 등 지방에서는 3%를 웃돌며 지역별 물가 격차가 확대됐다. 석유제품과 축산물 등 주요 품목의 가격 상승폭이 지역별 소비구조와 유통 여건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물가상승률이 대구·인천과 같은 2.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전북은 3.3%로 가장 높았고 충북·경북·경남은 각각 3.2%, 강원은 3.1%를 기록했다. 특히 도 지역을 중심으로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서는 곳이 잇따르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물가 흐름의 온도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연초만 해도 지역별 물가 흐름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1월 전국과 서울의 물가상승률은 모두 2.0% 수준이었다. 그러나 중동전쟁 발발 이후인 4월부터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전국 물가상승률은 2.6%였지만 서울은 2.1%에 그쳤다.
지역별 물가 차이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는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등 상품 가격이 꼽힌다. 7월 공업제품 물가는 전국적으로 3.7% 올랐지만 서울은 2.8% 상승에 그쳤다.
특히 석유제품 가격 상승폭에서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7월 휘발유 가격은 전국적으로 10.6%, 경유는 17.8% 상승했다. 서울 역시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충북은 휘발유 13.9%, 경유 22.7%, 충남은 각각 12.7%, 22.1% 올랐다. 전북은 휘발유 13.9%, 경유 23.1%, 경북은 13.8%, 23.3%, 경남은 13.6%, 22.9% 상승하는 등 도 지역의 상승폭이 서울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지역별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에서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가격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서울은 소비자물가 산정 과정에서 석유제품이 차지하는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중교통 이용 비중이 높은 서울의 특성상 석유제품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방보다 낮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역별로 전년도 가격이 어땠는지에 따라 물가상승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어 석유제품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이에 따라 가중치도 낮아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에서도 서울과 지방 간 차이가 나타났다. 7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국적으로 0.9% 상승했지만 서울은 보합인 0.0%에 그쳤다. 특히 최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축산물은 전국 상승률이 4.4%에 달했지만 서울은 1.9%에 머물렀다.
품목별로 보면 국산 쇠고기 가격은 서울에서 2.4% 상승한 반면 세종 10.2%, 충북 11.2%, 경북 7.2%, 경남 13.4%, 강원 7.4%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돼지고기의 경우 서울에서는 오히려 2.0% 하락했지만 전남 3.4%, 세종 3.4%, 경북 5.0%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농축수산물 할인행사가 서울 지역 물가 안정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서울은 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며 "전국적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축산물 할인행사의 영향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물가 상승률 차이가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 흐름을 해석할 때 지역별 소비구조와 품목별 가격 변동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유가와 농축수산물처럼 지역별 소비 비중과 유통 구조에 따라 체감 가격이 달라지는 품목이 물가 격차를 키우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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