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달러 대 달러’ 보복 예고…50% 관세로 북미 동맹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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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캐나다, ‘달러 대 달러’ 보복 예고…50% 관세로 북미 동맹 흔들리나

뉴스로드 2026-08-23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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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카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뉴스로드] 미국과 캐나다의 막판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이 약 20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정부가 ‘달러 대 달러’ 수준의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전통적 우방이던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조짐이다.

21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가 이번 주 초 합의된 조건에 따라 무역협정을 최종 타결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당초 19일로 설정됐던 관세 부과 시한을 사흘 연장하며 막판 타협을 시도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2일 0시를 기해 일부 유제품과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 약 200억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들 품목의 연간 수입액이 전체 캐나다산 수입액의 약 5%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교역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북미 경제를 지탱해온 양국 협력 관계에 구조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측은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로 1930년 제정된 미국 관세법 338조를 제시했다. 이 조항은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상업 활동을 차별하는 국가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캐나다에 미국 시장의 주요 수출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캐나다가 새로운 요구를 내놓고 기존 약속을 번복하면서 지난 며칠간 신중히 마련한 균형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인 미국과 협력할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가 문제 삼아 온 철강·알루미늄 등 제품 관세를 상당 폭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강조하며, 협상 결렬의 책임이 캐나다에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50%,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캐나다 주요 산업을 겨냥한 고율 관세를 잇따라 시행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캐나다가 자동차·주류·유제품 산업에서 미국에 불리한 무역 차별을 하고 있다며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추가로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카니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내고 “캐나다는 우리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관세와 동일한 규모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막판에 제안 조건을 바꾼 것은 불공정하고, 경제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았으며, 어떤 합의든 그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다”고 비판했다. 새로 부과된 관세에 대해 ‘달러 대 달러’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관세 조치 자체가 단기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경우 북미 전체의 무역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리 러블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새 관세 자체가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문제는 양국 관계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 중 하나로, 공급망·투자·노동시장이 긴밀히 얽혀 있는 만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실물 경제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캐나다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양국이 수십 년간 유지해온 ‘가장 가까운 동맹’ 관계와는 크게 다른 행보로 평가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는 약 8천892㎞(5천525마일)에 이르는 세계 최장 수준의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매일 약 33만명이 국경을 오간다. 양국 간 하루 교역액은 약 20억달러에 달한다. 국경 지역의 제조업·물류·서비스업은 사실상 단일 시장에 가깝게 통합돼 있어 관세 전면전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기업계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캔디스 레잉 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P통신에 “이번 관세 부과가 북미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이는 미국인들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캐나다의 소비자 및 중소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상호 보복에 나설 경우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이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고, 중소 수출기업과 국경 지역 일자리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지만, 미국이 고율 관세를 실제 발동하고 캐나다가 ‘동일 규모 보복’을 공언한 만큼 단기간 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미 자유무역 질서의 핵심 축인 미·캐나다 관계가 관세 전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양국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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