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방충망이 새까매진 것을 보고 솔이나 청소기를 들었다가 도로 내려놓은 적이 한 번쯤 있다.
솔이 닿는 순간 망에 얹혀 있던 먼지가 그대로 실내 공기 중으로 떠올라 방 안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창을 열어 두고 작업하면 절반은 밖으로 나가지만 나머지는 거실 바닥과 커튼에 다시 내려앉는다.
털어 낼수록 집 안으로 들어오는 방충망 먼지
방충망에 앉은 먼지는 바닥에 쌓인 먼지보다 훨씬 가볍고 입자가 잘다. 도로에서 올라온 매연 입자와 꽃가루, 옷에서 떨어진 섬유 부스러기가 망눈 사이에 얹힌 상태라 작은 진동에도 쉽게 떠오른다. 청소기를 대면 흡입구에 닿지 않은 주변 먼지까지 바람에 밀려 실내로 흩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방충망은 털어 내는 청소가 아니라 붙잡아 떼어 내는 청소로 접근해야 한다. 먼지를 공중에 띄우지 않은 상태 그대로 통째로 걷어 낼 매개가 하나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에 젖은 종이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데, 젖은 종이 섬유가 부풀면서 망 표면에 밀착하기 때문이다.
방충망에 신문지 대고 물 뿌리기
먼저 방충망 안쪽 면에 신문지를 펼쳐 망 전체를 덮듯이 넓게 대어 준다. 그 상태로 분무기로 물을 흠뻑 뿌리면 종이가 물을 머금으며 망에 찰싹 달라붙어 손을 떼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이때 물은 아끼지 말고 종이 귀퉁이까지 빠짐없이 고르게 젖을 만큼 넉넉히 뿌리는 편이 좋다.
붙여 놓고 기다리는 시간은 10분에서 15분 정도면 넉넉하게 잡은 편이다. 물이 먼지층까지 스며들어 뭉치게 만드는 데 그 정도면 충분하고, 완전히 말라 버리면 붙잡고 있던 먼지가 다시 흩날리므로 종이가 눅눅한 상태에서 떼어 내야 한다.
떼어 낼 때는 아래쪽 끝을 잡고 김밥을 말듯 천천히 위로 굴려 올린다. 한 번에 확 잡아당기면 종이가 중간에서 찢어지면서 붙잡고 있던 먼지가 도로 망에 남는다.
제대로 됐는지는 걷어 낸 종이를 뒤집어 뒷면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회색 먼지가 종이에 그대로 옮겨 붙어 있고 방충망 쪽에는 망눈이 훤히 보이면 성공한 것이다.
잉크가 창틀에 옮겨 붙는 문제
다만 요즘 신문지는 예전 것보다 종이가 얇고 젖으면 잉크가 쉽게 번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컬러 광고면은 잉크층이 두꺼워 물이 닿으면 창틀 실리콘이나 흰색 새시에 색이 옮겨 붙고 한 번 배면 잘 지워지지 않으니, 글자만 있는 흑백 지면을 골라 쓴다. 신문이 없다면 키친타월이나 부직포 행주를 여러 장 겹쳐 대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뿌리면 창틀 홈에 고여 곰팡이가 슬고 아래층 베란다로 물이 떨어지기도 한다. 작업이 끝나면 마른 수건으로 창틀 홈의 물기를 걷어 내고 창을 활짝 열어 완전히 말려 둔다.
이 방법으로 걷어 낼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른 상태의 먼지에 한정된다. 주방 창처럼 기름 연기가 닿는 자리는 먼지가 유분과 엉겨 붙어 종이만으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곳은 종이를 떼어 낸 뒤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적신 스펀지로 한 번 더 닦아 줘야 한다.
봄가을 환기철 전에 한 번씩 해 두면 창을 열 때마다 들어오던 먼지가 확실히 줄어든다. 분무기와 종이 몇 장이면 되는 일이라 큰마음 먹지 않고도 시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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