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여름의 한반도는 바다를 따라 맛이 달라지고, 갯벌을 밟는 사람들의 손끝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태어난다.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매일 밤 9시 35분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871편 '반도기행'은 고성반도부터 태안반도, 변산반도, 해남반도, 고흥반도까지 각기 다른 바다와 갯벌,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찾아간다. 제철 갯장어와 천일염, 자연산 백합, 짱뚱어와 낙지, 할머니들의 손맛까지 여름 반도가 내어준 풍성한 밥상이 시청자들을 기다린다.
■20년째 갯장어 식당 지킨 차태수 씨, 온 가족이 나섰다
24일 방송되는 '왔다! 갯장어'는 한려수도와 이어지는 고성반도의 자란만에서 시작한다. 따뜻한 수온이 이어지는 5월부터 모습을 드러내 10월 무렵 자취를 감추는 갯장어는 이곳 여름을 대표하는 귀한 수산물이다. 제철을 맞은 포교마을은 갯장어를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
20년째 갯장어 식당을 운영해 온 차태수 씨는 갯장어를 잡아 4남매를 키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동네 주민에게 조업을 부탁하고 식당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하루 1500마리를 손질하는 고된 일에도 여든이 넘은 어머니와 자녀, 동생들까지 힘을 보태며 가족의 여름을 함께 채운다.
■45년 소금밭 지킨 아버지와 고향으로 돌아온 아들
'아버지의 소금밭'에서는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염전으로 향한다. 깨끗한 바닷물과 햇빛, 바람으로 45년 동안 천일염을 만들어 온 정갑훈 씨는 여름이 되면 5만㎡ 규모의 염전을 더욱 분주하게 오간다.
정갑훈 씨에게 소금은 오랜 세월 삶을 함께한 일 그 자체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염전을 지켜온 아버지를 걱정하던 아들 정지훈 씨는 4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자동 채염기가 들어오며 작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삽으로 소금을 퍼 담고 손수레를 민다.
땀으로 거둔 천일염과 삼겹살 한 상은 부자의 하루를 든든하게 채운다.
■배우 안홍진, 변산 갯벌에서 자연산 백합 맛본다
이어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 국립공원인 변산반도를 찾는다. 산과 바다가 함께 자리한 변산반도에서 배우 안홍진은 먼저 오랜 세월이 새겨진 채석강을 만난다.
이어 변산의 청정 갯벌에서는 평생 백합을 캐온 김금자 씨와 지역 어머님들을 찾아간다. 변산 갯벌의 백합은 양식이 아닌 자연산으로, 영양분이 풍부한 갯벌에서 자라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낸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가족을 위해 갯벌을 지켜온 이들의 손끝에서 제철 백합 밥상이 완성된다.
여행의 끝은 천년고찰 내소사다. 바다와 산, 사람들의 넉넉한 삶을 한데 만나는 여정이 이어진다.
■짱뚱어 300마리와 해남 낙지, 갯벌이 내준 여름 보양식
육지 최남단 해남반도의 광활한 갯벌로도 떠난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 해남 사람들이 찾는 대표적인 보양 수산물은 짱뚱어와 낙지다.
짱뚱어잡이 15년 차 이인주 선장은 뻘배를 타고 청정 갯벌에 나선다. 작은 소리에도 재빠르게 몸을 숨기는 짱뚱어지만 숙련된 훌치기낚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하루 최대 300마리까지 잡은 짱뚱어는 시래기와 함께 푹 끓여 칼칼한 짱뚱어탕으로 탄생한다.
해남읍 오일장에서는 낙지 상인 김덕례 씨가 특유의 노래와 입담으로 장터에 활기를 더한다. 갯벌에서 잡아 올린 낙지에 꽃게와 바지락을 넣고 끓인 연포탕까지, 땅끝 갯벌과 장터가 내놓은 여름 밥상이 풍성하게 차려진다.
■평균 나이 85세 할매 삼총사, 병어·문어로 차린 고흥 밥상
28일 방송되는 '게미지게 할매밥상'은 다도해를 품은 고흥반도 축정마을을 찾는다. 이곳에는 평균 나이 85세의 김필심, 우수금, 김향자 할머니가 유쾌한 하루를 함께 보낸다.
세 할머니의 아침은 마을 단골 미용실에서 시작된다. 머리를 손질하며 오늘 먹을 음식을 정한 뒤 텃밭으로 향해 깻잎과 고구마순, 동부콩을 거둔다. 나로도항 위판장에서는 제철 병어를 고르고, 바다에 담가 둔 통발에서는 문어까지 건져 올린다.
새콤한 병어 무침과 문어숙회, 직접 기른 고구마순 무침이 상에 오르면 할머니들의 여름 밥상이 완성된다. 함께 먹고 함께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세 사람의 정겨운 일상이 고흥반도의 여름 풍경을 따뜻하게 채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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