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방뇨로 경범죄처벌법 위반 범칙금을 부과받은 데 앙심을 품은 중년 남성이 오피스텔 옥상 난간에 올라 투신하겠다며 소동을 벌이다 다섯 시간여에 걸친 경찰 설득 끝에 스스로 내려왔다.
A씨가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 올라가 있는 모습. / 연합뉴스(독자 제공)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오피스텔 옥상 난간에서 A씨가 뛰어내리겠다며 112에 신고한 시각은 21일 오후 5시쯤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5시간에 걸친 대치가 시작됐다.
A씨의 소동은 이날 오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오전 5시쯤 노상방뇨를 하다 적발돼 경범죄처벌법 위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불만을 품은 A씨는 별다른 용건 없이 112에 50여 차례 반복해 신고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낮 12시50분쯤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체포됐던 A씨는 풀려난 뒤 오후 5시쯤 다시 오피스텔 옥상으로 올라가 난간에 걸터앉은 채 투신하겠다며 소동을 벌였다. 상의를 벗은 A씨는 옥상 위에서 경찰·소방과 대치를 이어갔다.
경찰은 초동대응팀과 강력팀은 물론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예방순찰팀, 위기협상팀, 경찰특공대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소방 당국도 장비 11대와 인력 29명을 동원해 추락에 대비한 에어매트를 건물 아래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위기협상팀은 옥상 난간에서 버티는 A씨를 향해 내려올 것을 거듭 설득했다. A씨는 대치 약 5시간 만인 오후 10시쯤 스스로 난간에서 내려왔다.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과거에도 유사한 투신 소동을 벌인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동이 이어지는 동안 현장 인근 도로 일부가 통제되면서 퇴근길 차량 흐름이 막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소동의 발단이 된 노상방뇨는 경범죄처벌법이 규정한 대표적 경범죄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1항 12호는 길과 공원 등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위반 시 법정형은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다.
다만 실제 단속 현장에서는 곧바로 형사처벌하는 대신 통고처분을 통해 범칙금을 물리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노상방뇨의 범칙금은 5만원이다. 범칙금을 기한 내 납부하면 별도의 형사 절차 없이 사건이 종결된다. 끝까지 내지 않으면 즉결심판에 넘겨져 벌금·구류·과료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A씨에게 적용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반복적인 112 신고에 따른 것이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으로 처벌된다. 무의미한 신고 전화를 되풀이하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장난전화(제3조 1항 40호)나 거짓신고(제3조 3항 2호)로도 다뤄질 수 있다. 특히 있지도 않은 범죄나 재해를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하면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된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반복 신고와 옥상 소동에 대한 추가 법률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 우울감 등 어려움을 겪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