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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는 또 다른 양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수도권 곳곳에서 새 창고가 쏟아졌지만 지금은 공급이 크게 줄었다. 빈 창고는 조금씩 줄고 임대료 하락세도 멈췄다. 오피스와 물류센터, 두 시장이 움직이는 방향은 다르지만 들여다볼수록 ‘닮은 구석’이 있다.
◇새 오피스 늘자 임대료도 올라
알스퀘어의 ‘2026년 2분기 오피스 마켓 리포트’를 뜯어보면 서울에는 한 분기 동안 32만 7000㎡, 약 9만 9000평 규모의 오피스 11곳이 새로 공급됐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도심권역(CBD)에 몰렸다. G1서울과 르네스퀘어 같은 대형 프라임 오피스가 한꺼번에 시장에 들어온 결과다.
서울 평균 공실률은 6.5%로 전 분기보다 0.4%포인트 올랐다. 공급이 집중된 CBD는 7.3%로 2.4%포인트 뛰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다. 공급이 크게 늘면서 빈 사무실도 많아졌다. 그런데 그다음 숫자가 예상과 다르다. CBD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친 순임차비용(NOC)은 3.3㎡당 30만 7000원으로 오히려 2.4% 상승했다.
강남권역(GBD)도 비슷하다. 공실률은 4.3%로 0.7%포인트 떨어졌고 NOC는 30만 3000원으로 0.8% 올랐다. 여의도권역(YBD)의 공실률은 2.4%에 불과하다.
사무실이 늘었다고 모든 건물의 몸값이 내려가는 시장은 아니라는 얘기다. 회사 입장에서 사무실은 단순히 책상 몇 개 놓을 공간이 아니다. 직원들이 출퇴근하기 편한지, 한 건물에 필요한 인원을 모두 모을 수 있는지,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업무환경을 갖췄는지를 따진다. 실제로 이번 자료에서도 대형·초대형 프라임 오피스를 중심으로 기업 수요가 이어졌다.
건물이 새로 생겼다는 사실보다 그 사무실에 실제로 들어가겠다는 회사가 있느냐가 임대시장을 더 잘 설명하는 대목이다.
◇덜 짓기 시작하자 ‘빈자리’ 줄어드는 창고
물류센터에서는 반대 장면이 펼쳐진다. 지난 2023년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은 100만평에 육박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2026년 상반기 신규 공급은 17만 5068평으로 직전 반기보다 8% 감소했다. 과거의 초과 공급과 장기간 이어진 공실, 건설원가 상승, 인허가 기준 강화 등이 겹치면서 새 물류센터를 짓는 속도 자체가 느려졌다.
공급이 줄자 빈자리도 조금씩 줄고 있다. 수도권 평균 공실률은 상온 12.3%, 저온 33.7%로 직전 반기보다 각각 1.0%포인트, 2.6%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상반기 상온 16.8%, 저온 41.2%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오는 흐름이다.
임대료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상온 명목 임대료는 평당 3만 3183원, 저온은 6만 474원으로 소폭 올랐다. 2024년 상반기 이후 이어지던 하락세가 일단 멈춘 셈이다.
그렇다고 물류센터가 온전히 회복됐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서북권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오히려 70.0%에 달한다. 수도권 전체의 빈 창고는 줄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전체 면적의 70%가 비어 있는 셈이다.
거래시장도 숫자 하나만 보면 오해하기 쉽다. 상반기 거래액은 1조 4380억원으로 직전 반기보다 59.7% 감소했다. 하지만 직전 반기 거래액이 역대 최대인 3조 3000억원이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직전 반기 기록이 워낙 높았던 만큼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거래된 물류센터의 평균 평당가는 654만원이지만 개별 자산별로는 377만원에서 1248만원까지 편차가 컸다.
오피스와 물류센터를 함께 놓고 보면 시장을 보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서울에 사무 공간이 10만평 가까이 새로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중 어느 건물에 기업이 들어갔는지, 어느 건물이 비어 있는지를 봐야 한다. 물류센터 공급이 17만평대로 줄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실제 임차인이 들어와 빈 창고를 채우고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그림이 완성된다.
부동산 시장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채운다. 새 건물이 몇 채 들어섰는지보다 기업이 임대료를 내고 그곳에서 일하려 하는지가, 창고가 얼마나 줄었는지보다 물류업체가 비용을 감수하고 그 공간을 실제로 쓰려 하는지가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평균 공실률 하나로 시장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서울에서도 여의도 공실률은 2.4%인데 CBD는 7.3%다. 같은 수도권 물류센터에서도 전체 저온 공실률은 33.7%지만 서북권은 70.0%에 이른다.
평균을 보면 ‘시장의 날씨’는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건물이 비를 맞고 어느 건물에 햇볕이 드는지는 평균만으로 알 수 없다. 숫자를 ‘한 번 더’ 쪼개서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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