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단체는 대면 제청은 법적 의무가 아닌 ‘관행’이라고 비판했으며, 진보 성향 단체는 조 대법원장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한변)’ 전날(20일) 성명을 통해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변은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이 오직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고유권한”이라며 “제청의 주체는 대법원장이며 그 방식이 대면이든, 서면이든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이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면 제청도 오래된 것도 아닌 하나의 관행일 뿐, 결코 법적 의무가 아니”라며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대통령 패싱’, ‘사법농단’, ‘무법 사법 행위’로 규정하며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변은 조 대법원장이 사법 공백을 막기 위해 서면으로 대법관 제청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변은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가 그 기회를 주지 않았고 서면 제청 방식도 청와대 민정수석 측과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며 “두 후보 중 김성수 부장판사는 청와대와 이미 합의를 마친 인사이며 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부적절한 특정 후보를 고집한 탓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역설했다.
또한 “노태악 전 대법관 자리가 5개월 넘게 공석이었고 이흥구 대법관 퇴임까지 임박해 ‘2명 동시 공백’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 10월 형사사법체계의 대대적 변화까지 예정되어 있었다”며 “대법원장은 국가적 사법 공백을 방치하지 않고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의 이번 제청은 사법부가 정권에 종속될 수 없다는 헌법기관의 소임을 되새긴 것”이라며 “민주당이 헌법기관에 대한 탄핵 위협과 인신공격을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진보 성향 변호사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이하 센터)’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에서 추천한 후보를 조 대법원장이 방치한 것은 제청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다섯 달 반, 추천위가 김민기·박순영·손봉기·윤성식 네 명의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지 6개월 반이 지났지만, 대법원장은 제청하지 않는 이유, 재판 지연을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단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판사 4명에게 연락해 추천절차를 다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는 것과 관련해서 “법원행정처가 종전 대법관후보절차를 무효화하는 시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대법원은 제청을 미루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고 헌법기관의 인선 절차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려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청은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직무이자 의무이지,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루거나 절차를 되돌려 가며 행사할 수 있는 사적 권한이 아니”라며 “다섯 달 넘게 제청을 하지 않은 것도, 추천 결과 자체를 되돌리려 한 것도, 모두 제청권의 명백한 남용”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제청권 남용, 추천위 무력화 시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국회는 대법관 제청 남용을 통제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