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를 벗어던진 박은빈과 ‘순애보’를 내려놓은 양세종이 제대로 일냈다.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가 두 주인공의 완성도 높은 연기 변신과 호흡에 힘입어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릴 준비를 마쳤다.
오는 23일 종영을 앞둔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는 원작의 틀을 과감히 깨부순 기획력이 돋보인 작품이다. 201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손예진·이민기 주연)가 귀신을 보는 여자 강여리와 마술사 마조구의 로맨스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귀신을 보는 여자’라는 핵심 설정만 채택한 뒤 인물의 직업과 관계성, 사건의 스케일을 전면 재구성했다.
흥행의 일등 공신은 단연 두 주연 배우의 남다른 합이다. 박은빈은 12년 전 요트 사고로 연인을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귀신을 보게 된 천여리 역을 맡았다. 레이나 호텔 대표이자 재벌 상속녀라는 화려한 배경을 가졌지만, 타인과 접촉하면 저주를 옮긴다는 결핍 때문에 외로움을 끌어안고 사는 인물이다.
자칫 연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캐릭터를 박은빈은 특유의 섬세한 연기력으로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 아역 시절부터 쌓아온 내공과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으로 검증된 스타성은 해외 팬덤까지 끌어모으며 초반 흥행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양세종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 역시 작품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서울지검 에이스 검사 마강욱 역을 맡은 양세종은 뛰어난 피지컬과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지만, 귀신 앞에서는 아이처럼 줄행랑치는 허당미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그간 ‘사랑의 온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이두나!’ 등에서 보여준 진중한 순애보와 달리, 무게감을 내려놓은 유연한 코믹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방송가에 따르면 종영을 앞두고 그의 전작들이 다시 주목받는 역주행 현상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실제 1992년생 동갑내기인 박은빈과 양세종의 호흡은 현장과 화면 모두에서 빛을 발했다. 메이킹 영상과 비하인드 콘텐츠를 통해 편하게 반말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적극 공유하는 모습이 포착돼 팬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극 초반에는 “여자 주인공과 스킨십을 하면 안 된다”는 핵심 설정 탓에 로맨스 진도가 다소 더뎠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눌려 있던 로맨스 포텐이 폭발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얼굴합이 좋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안정형 커플’”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두 배우의 연기적 시너지를 높게 평가했다. 정 평론가는 “두 배우가 형성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캐릭터 간의 밀당을 한층 살려냈다. 양세종은 기존 정극 중심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헐렁한 캐릭터를 유연하게 소화했으며, 박은빈과의안정적인 연기 합이 멜로의 설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작품은 오컬트와 수사, 로맨스가 결합한 ‘복합 장르’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 특수 능력을 지닌 천여리와 엘리트 검사 마강욱이 선보이는 공조 수사가 신선함을 더했다. 드라마 중반 이후 로맨스의 비중이 커졌다는 아쉬움도 존재하지만, K콘텐츠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 화제성 지표 TV드라마 부문 1위를 꾸준히 유지했다. 시청률 역시 종영 한 주를 앞두고 자체 최고치인 7.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경신했다.
정 평론가는 “장편 시리즈에 맞춰 원작 서사를 풍성하게 재구성했다. 후반부로 가며 멜로가 강조되면서 ‘오싹한’ 맛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악역 옹성우의 치밀한 대립 구도가 극적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켰다. 특히 여리가 귀신을 보게 된 근원적 계기를 끝까지 미스터리 장치로 가져간 점이 몰입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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