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기금리 다시 뛰자…베선트 “바이백 40억달러 넘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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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장기금리 다시 뛰자…베선트 “바이백 40억달러 넘길 수도”

이데일리 2026-08-21 03:17:50 신고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환매) 규모를 당초 발표한 회당 최대 40억달러(약 5조5800억원)보다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의 전격적인 바이백 확대에도 장기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뛰자 추가 대응 가능성을 직접 열어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조만간 재정건전화 방안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NBC 영상 갈무리)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NBC 영상 갈무리)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장기물 바이백과 관련해 “규모를 늘릴 것”이라며 “회당 40억달러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최소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회당 최대 40억달러 규모로 늘릴 예정이었다. 장기금리가 수십년 만의 고점으로 치솟은 직후 나온 이례적인 조치였다.

발표 직후 30년물 국채금리는 약 1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급락했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날 30년물 금리는 전날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리며 5.2%대로 다시 올라섰다. 10년물 금리 역시 베선트 장관의 발언 직후 잠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해 4.7%를 웃돌았다.

◇“큰 툴킷 있다”…시장에 추가 대응 신호

베선트 장관은 이날 단기적인 금리 움직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24시간 안에 일어나는 일은 모두 잡음(noise)”이라며 바이백 확대 효과가 하루 만에 약해졌다는 평가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국채금리가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큰 툴킷(big toolkit)을 갖고 있다”며 “그중 일부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현재 금리가 기초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우리가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백 규모를 어디까지 확대할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했다. 특히 30년물 국채의 유동성을 “매우 좋지 않다(very poor)”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조치가 특정 금리 수준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거래가 줄어드는 여름철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뉴스보다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하도록 하고 시장의 원활한 거래를 지원하려는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에 점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날 예정에 없던 바이백 확대를 발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공개했기 때문이다.

◇바이백 넘어 재정건전화 카드까지 꺼낸다

베선트 장관은 장기금리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정 문제에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 재정건전화(fiscal consolidation)에 더욱 초점을 맞춘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게 관련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 프로그램의 사기·낭비를 단속해 수천억달러를 절감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주 정부에 지원되는 일부 프로그램의 지출을 줄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부채는 이번 주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섰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확대는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선트 장관은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관세 수입 회복을 그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아울러 경제성장을 통해 미국의 부채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0조달러라는 숫자 자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성장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 늘리면 절박함으로 보일 수도”

문제는 재무부가 개입 강도를 높일수록 시장이 이를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정부의 불안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다.

존 패스 BTG팩추얼자산운용 미국법인 매니징파트너는 “재무부는 바이백을 늘릴 권리를 남겨뒀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시장이 이를 절박함(desperation)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결국 재정적자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정적자 확대와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차입이 장기금리를 밀어올리는 상황에서 40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부채를 줄일 뚜렷한 신호가 없다면 차입비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ING는 재무부의 대응을 “타이타닉호에서 갑판 의자를 재배치하는 것”에 비유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바이백 규모에서 재정정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바이백 확대를 통해 장기금리 급등에 제동을 걸었고, 이날에는 추가 확대 가능성과 재정건전화 계획까지 꺼내 들었다.

다만 재무부가 바이백을 계속 확대하더라도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증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장과의 힘겨루기는 반복될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이 예고한 이번 주 말 또는 다음 주 초 재정건전화 방안이 장기금리를 안정시킬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CNBC)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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