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치과 진료 의자에 누운 노인의 입을 들여다보던 치위생사 젬마(어밀리아 이브). 치아 사이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머리카락이다.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한 올, 두 올 끝도 없이 딸려 나온다. 급기야 손까지 입안으로 집어넣는 순간, 치아 안쪽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치아가 손가락을 콱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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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시디어스: 그들이 넘어왔다’가 어떤 영화인지는 이 장면 하나로 충분히 설명된다. 기괴하고, 불쾌하고, 무엇보다 제대로 무섭다. 러닝타임 내내 온갖 소름 끼치는 장면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치 공포의 집에 들어갔더니 출구까지 귀신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다.
‘인시디어스: 그들이 넘어왔다’는 죽은 자들의 영역 ‘더 먼 곳’의 사악한 존재들이 인간 세계로 넘어올 통로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젬마와 딸 마야 주변에 어느 날부터 악령의 환영이 출몰하고, 젬마는 영매사 엘리스(린 샤예)를 통해 자신이 ‘더 먼 곳’의 악령들을 현실로 불러들이는 ‘운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가 택한 건 변주보다 정공법이다. 시리즈가 오랫동안 갈고닦은 점프 스케어(갑작스럽게 놀라게 하는 것)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른다. 소리가 잦아들고, 카메라가 천천히 움직이고, 화면 구석에 수상한 여백이 생긴다. ‘이쯤이면 나오겠는데’ 싶으면 어김없이 나온다. 그런데 알면서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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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공포가 싱겁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인시디어스’는 그 익숙함을 내공으로 밀어붙인다. 단순히 큰 소리와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놀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괴한 이미지와 불쾌한 질감을 차곡차곡 쌓는다. 덕분에 한 번의 점프 스케어가 주는 충격도 묵직하다. 정박에 정확하게 꽂히는데 타격감이 세다.
공간을 활용하는 솜씨도 여전하다. 허름한 집부터 치과, 250개의 쿠션으로 만든 베개 요새까지 평범하거나 안락해야 할 장소가 순식간에 공포의 공간으로 돌변한다. 특히 일상에서 익숙한 장소일수록 기괴함은 배가된다. ‘어디에서 튀어나올까’를 기다리게 만드는 공간 설계 자체가 공포의 일부다.
새로운 주인공 젬마와 시리즈의 상징 엘리스의 만남도 반갑다. ‘더 먼 곳’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엘리스와 자신도 몰랐던 능력 때문에 사건에 휘말린 젬마를 붙이면서 기존 세계관을 이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를 열었다. 시리즈 팬에게는 익숙함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비교적 수월한 진입로를 제공한다.
여기에 ‘립스틱 페이스’를 비롯해 ‘검은 신부’, ‘돌 걸’, ‘키 페이스’ 등 시리즈를 대표했던 악령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새로운 악령 사이러스까지 가세한다. 말 그대로 ‘악벤져스’다. 개별 악령 하나에 집중했던 공포를 떼로 몰아넣으면서 시각적인 규모와 압박감을 동시에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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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에는 저마다 새로운 설정과 형식을 내세운 공포영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인시디어스: 그들이 넘어왔다’의 선택은 오히려 우직하다. 새로운 방식으로 무서워지려 애쓰기보다 자신들이 무엇으로 관객을 놀라게 해왔는지를 정확하게 안다. 예상한 순간 튀어나오고, 나올 줄 알면서도 움찔하게 만든다.
그래서 ‘인시디어스: 그들이 넘어왔다’는 익숙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다. 기괴한 이미지, 불쾌한 공간, 정확한 타이밍의 점프 스케어를 쉴 새 없이 쏟아붓는다. ‘근본 공포’가 왜 무서운지, 제대로 보여준다. 제이콥 체이스 감독. 러닝타임 105분 44초. 8월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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