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대형 세단 신형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더 고급스러워지고 똑똑해졌다. 디스플레이와 천장 투명 루프에는 ‘테슬라 맛’을 더했다.”
‘국산 세단의 왕’ 현대자동차 준대형 간판 세단 신형 그랜저를 최근 시승해 보고 느낀 인상이다. 외관은 그릴 모양이 조금 달라진 것 외엔 대동소이하지만, 내부가 확 달라져 돌아왔다.
우선 넓게 빠진 실내가 항공기 일등석이 떠오르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마감됐다. 가장 큰 변화는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최초로 적용된 것이다. 주변 차량 통행 상황을 조감도 형태로 띄워주는 똑똑한 대형 디스플레이가 운전을 돕는다. 다만 이 플랫폼의 중심 축인 인공지능(AI) 비서 ‘글레오’는 음성 인식 정확도 보완 등이 필요해 보였다.
●최첨단 고급 기능 탑재된 ‘아빠차’
1986년 최초 출시 이후 성공한 ‘아빠차’의 상징으로 국내 세단 시장을 이끌어온 그랜저가 단순 부분변경 이상의 변화로 돌아왔다. 기자는 최근 서울과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상위급 트림인 캘리그래피 트림을 시승했다. 겉모습은 익숙한 그랜저였지만, 안에 들어서면 고급스러움에 압도된다. 고급 가죽과 마감재로 이뤄진 인테리어는 항공기 일등석을 떠올리게 했다.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넓게 빠진 내부 공간. 비교를 위해 동승한 180cm, 100kg이 넘는 체구의 남성에게도 공간이 꽤 넉넉했다. 테슬라 차량과 비슷하게 차량 위쪽 선루프를 대신하는 ‘스마트 비전 루프’도 탁 트인 느낌을 더한다.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해 외부를 보는 방식이다.
이 투명도 조절은 손을 쓰지 않고도 가능하다. “천장을 더 투명하게 해달라”며 AI 비서 글레오에게 부탁하면 된다. 신형 그랜저에는 글레오를 앞세운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최초로 적용됐다.
이 플랫폼이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17인치 디스플레이는 1열 한가운데 가로 형태로 탑재돼 있다. 테슬라의 것과 닮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모드가 아닐 때도 주변 차량 통행 상황을 3D 조감도 형태로 띄워준다.
다만 한 번에 제시되는 정보량은 많은 편이다. 일례로 차로 변경을 하려 할 때, 이미 지도와 주변 차량 통행 상황 조감도가 띄워진 순정 내비게이션 위로 후방 화면까지 우측 상단 팝업창으로 더해졌다. 문제는 디스플레이가 가로 모양으로 길다 보니 우측 팝업은 운전석에서 바로 보기엔 먼 위치라는 점. 즉시 참고하긴 어려운 정도다.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1열(왼쪽 사진)과 차량 위쪽 선루프를 대신하는 ‘스마트 비전 루프’(오른쪽 사진)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보완 필요한 AI 비서 글레오
플레오스 커넥트의 핵심인 글레오 성능은 다소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우선 음성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시승 동안 글레오는 기자가 건 말의 60∼70%가량을 이해했다.
글레오 지원 기능도 아직 안전상의 이유로 한정적이다. 창문 내리기, 에어컨 조절 등은 가능하지만 와이퍼 실행, 주행 모드 변경,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 차 간 거리 조정 등은 대신할 수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행 관련 기능은 안전을 우선하다 보니 제외했다”며 “추후 제공할 수 있겠다고 판단되면 법적 검토 등을 거쳐 무선업데이트(OTA)로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목적지 추천에는 꽤 유용했다. “주차 가능한 파주의 분위기 좋은 카페를 추천해달라”는 명령에 장소를 바로 추려, 지도 앱 목적지 후보를 띄워줬다.
신형 그랜저가 굴러갈 때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잘 정돈되지 않은 도로를 달릴 때 정도만 노면이 느껴지는 편이다. 강점은 제동. 급제동 시 안정감은 웬만한 수입 고급 세단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탁월했다.
공인 복합연비가 L당 18.4km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높은 연비도 확인했다. 정체 구간이 일부 포함됐음에도 서울 도심과 파주를 오간 결과 L당 17.3km의 연비가 나왔다. 시승 모델인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트림 판매가는 5899만 원(세제 혜택 적용 후)이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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