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앞두고 유통 플랫폼 사업자들의 본인가 신청이 이어지면서 ‘1호 상품’ 경쟁이 수면 아래 불 붙고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장을 개척해 온 조각투자업체들은 정작 첫 상품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 발행 관련 인가 절차가 지연되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X컨소시엄과 NXT컨소시엄은 지난 10일 금융당국에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 본인가를 신청하면서 증권사들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유통 플랫폼에 올리기 위한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현재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DB증권, LS증권 등이 1호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초자산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플랫폼 본인가가 이르면 12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에 실제 상품을 확보하고 발행 절차까지 마쳐야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제도 도입 초기부터 비금전신탁 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을 실제 발행해 온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이 경쟁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당초 조각투자업체들은 국내 토큰증권 시장에서 가장 먼저 사업 경험을 축적한 만큼 제도화 이후에도 주요 시장 참여자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제도화 과정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발행 관련 인가 심사가 유통 플랫폼 인가보다 지지부진한 데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재무적 안정성 등 요건을 초기 스타트업들이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조각투자업체들이 사실상 발행 사업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 플랫폼이 본인가를 받더라도 기존 발행 사업자들이 같은 시기에 발행 인가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결국 1호 상품은 자기자본과 인력, 신탁사 등 인가 요건을 갖춘 증권사 중심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초기 사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가까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증권 발행과 공시 경험을 쌓아왔지만 정작 제도권 진입 과정에서는 이 같은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산유동화법이 적용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의 5%를 의무 보유하고 나머지를 공모한 뒤 유통 플랫폼에 수수료까지 지급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발행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데다 증권신고서 작성 등 상품 발행 경험이 있고, 신탁사와의 업무 연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실제 자산을 보유한 소유주를 찾아 토큰화하는 방식으로 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조각투자업체들이 그동안 자산 소싱과 증권신고서 작성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제도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업 구조가 기존 증권사 업무와 상당 부분 겹치면서 판도가 바뀐 셈이다.
앞서 2019~2024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사업자는 카사, 루센트블록, 펀블, 뮤직카우, 에이판다파트너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펀블과 카사는 각각 올해 4월과 8월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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