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분양에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주택을 본격 도입하면서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춘 내 집 마련 방식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분양가 자체를 낮추는 방식은 아닌 만큼 추가 지분 취득 비용과 사용료, 대출 원리금, 처분 조건까지 따져봐야 실제 주거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분적립형은 주택 지분을 단계적으로 취득하고, 수익공유형은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활용한 뒤 처분 과정에서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두 유형을 공공분양에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첫 시험대는 오는 10월 분양 공고를 앞둔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수원 광교 A17블록이다. 전체 600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 240가구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된다. 수분양자는 최초 분양가의 10~25%만 먼저 내고,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게 된다.
분양가가 6억3000만원이고 최초 취득 지분이 25%라면 초기 지분 취득액은 1억5750만원이다. 하지만 이는 6억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1억원대에 사는 것이 아니라 집값의 4분의 1만 먼저 소유하는 구조다.
추가 지분 가격에는 최초 분양가뿐 아니라 취득 시점까지의 정기예금 이자가 반영된다. 미취득 지분에 대해서는 인근 주택 임대료의 80% 이하 수준에서 사용료도 내야 한다.
GH가 2023년 제시한 모의계산에서는 분양가 5억원인 주택의 지분 25%를 1억2500만원에 먼저 취득한 뒤 4년마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 20년간 총 지분 취득액은 5억9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미취득 지분 사용료와 최초 지분 취득을 위해 받은 대출 원리금이 더해진다.
처분 조건도 변수다. 광교 A17블록에는 거주의무 5년과 전매제한 10년이 적용될 예정이다. 전매제한 기간이 지나면 제3자에게 팔 수 있지만, 처분 시점의 소유 지분에 따라 공공과 손익을 나눈다. 전매제한 기간 안에 불가피하게 처분하면 공공 환매 등의 조건이 적용된다.
수익공유형은 지분을 나눠 갖는 대신 정책금융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수준의 주택도시기금 대출을 지원하고 주택을 처분할 때 이익 일부를 공공과 공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대출 한도와 금리, 수익 배분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입지가 좋은 주택의 당첨자가 큰 시세차익을 얻으면 ‘로또 분양’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공공의 몫을 지나치게 높이면 수분양자가 장기간 비용과 위험을 부담하고도 자산 형성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김성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초 납부 금액이 적다는 장점은 있지만 총비용으로 보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나머지 지분에 대한 임대료와 공공의 재원 부담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분적립형으로 대출이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LTV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아직 확실하게 검증된 제도가 아닌 만큼 점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도의 성패는 최초 납부액뿐 아니라 20~30년간 부담할 비용과 처분 조건에 달렸다. 추가 지분 취득과 사용료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출구를 명확히 해야 주거사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결국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이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다 보니 제도가 다소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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