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바이러스 337종 유전체 분석해 RNA 안정화 전략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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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바이러스 337종 유전체 분석해 RNA 안정화 전략 규명

메디컬월드뉴스 2026-08-17 21:05:59 신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총리 겸 장관 배경훈)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장석복)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척추동물 감염 바이러스 337종의 유전체를 대규모 분석해 RNA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다양한 조절 요소를 발굴하고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IBS 기초과학연구단 지원 사업과 교육부 BK21 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성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8월 14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


◆바이러스, 숙주 RNA 조절 시스템 정교하게 활용

바이러스는 아주 작은 유전체로 자신의 유전정보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숙주 세포의 RNA 조절 시스템을 정교하게 활용하도록 진화해 왔다. 

특히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mRNA 말단의 ‘poly(A) 꼬리’가 짧아지면 mRNA가 쉽게 분해되는데,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RNA 조절 효소를 이용해 이 꼬리를 보호하는 다양한 전략을 발달시켜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바이러스의 RNA 조절 전략을 mRNA 백신과 RNA 치료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셀’, 2025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바이러스의 RNA 안정화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치료용 mRNA에 적용해 안정성과 단백질 생산을 높일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존 연구는 일부 바이러스와 개별 조절 요소 중심으로 이뤄져, 다양한 바이러스가 진화시킨 RNA 조절 전략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337종 바이러스 유전체, 20만 개 RNA 조각으로 분석

이번 심화 연구에서는 척추동물 감염 바이러스 297개 속(genera), 337종에 달하는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약 20만 개의 RNA 조각(타일)으로 나눠 합성하고, 대량 병렬 분석법을 활용해 바이러스 RNA 조절 요소의 다양성과 작동 기전, 진화적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TENT4 활용 조절 요소 23개, 19개 바이러스 속에서 발견

분석 결과, 기존에 알려졌던 TENT4[Terminal Nucleotidyltransferase 4: RNA 말단에 ‘혼합 꼬리(mixed tail)’를 형성해 분해를 억제하고 수명을 늘려주는 세포 내 RNA 조절 효소] 조절 효소 활용 전략이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바이러스에 폭넓게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TENT4를 이용해 RNA의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조절 요소 23개를 찾아냈으며, 이들은 19개 바이러스 속에 걸쳐 분포했다. 

이는 계통적으로 서로 먼 바이러스들이 동일한 숙주 RNA 조절 시스템을 활용하는 유사한 전략을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시켜 왔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조절 요소 'Pt1', PAP 효소 직접 끌어들여 꼬리 연장

이번 분석에서는 TENT4를 이용하지 않는 새로운 조절 요소들이 다수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강력한 효과를 보인 조절 요소 ‘Pt1[연구진이 뱀장어 피코르나바이러스(Potamipivirus)의 유전체 3′(말단) UTR(조절구간) 부위에서 발견한 RNA 조절 요소]’에 주목했다. 

Pt1은 기존 TENT4 기반 방식과 달리 poly(A) 꼬리를 합성하는 효소인 PAP[Poly(A) Polymerase): RNA 말단에 아데닌(A)이 반복된 poly(A) 꼬리를 합성하는 효소]를 직접 끌어들여 짧아지는 poly(A) 꼬리를 다시 연장했다. 

즉, Pt1이 RNA 꼬리를 지속적으로 보충함으로써 mRNA의 분해를 늦추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숙주의 RNA 꼬리 조절 효소를 활용해 RNA 안정성과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바이러스 RNA 조절 요소들을 ‘테일론(tailon)’으로 명명했다.


◆선형 mRNA 반감기 3배 증가…원형 RNA 수준 안정성 확보

연구진은 Pt1이 실제로 RNA 안정성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반적인 ‘선형 mRNA’에 적용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선형 mRNA는 양 끝이 열려 있어 세포 내 분해 효소에 의해 쉽게 파괴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실험 결과 Pt1을 붙인 선형 mRNA 꼬리(아데닌 염기)가 60개에서 194개까지 늘어나며 세포 내 수명(반감기)이 7.6시간에서 23.1시간으로 약 3배 증가했고, 가장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원형 RNA’ 수준으로 안정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Pt1은 선형 mRNA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원형 RNA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제조가 용이한 선형 mRNA의 장점을 살리면서 RNA의 수명과 단백질 생산을 높일 수 있어, mRNA 백신과 치료제의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혁신기술 확보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효 지속성 높일 강력한 분자 도구 될 것”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RNA 조절 시스템을 이용하는 정교한 전략을 대규모로 밝혀낸 성과”라며, “발굴한 조절 요소들은 기존 mRNA 치료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약효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분자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연구개발실장은 “첨단 바이오 연구 주도를 위해서는 결국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국가 과학 경쟁력 강화와 인류 공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지의 원리를 규명하는 기초과학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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