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車보험 누수 막는다…병원·정비업체까지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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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車보험 누수 막는다…병원·정비업체까지 ‘정조준’

투데이신문 2026-08-17 10:26: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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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관리 범위가 병원과 정비업체까지 넓어진다. 과잉진료와 과잉수리 등 보험사 밖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가 손해율을 끌어올리면서 금융당국도 외부 사업자 관리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보험사기 혐의 병원에 대한 집중조사에 나서는 한편, 병원·정비업체 등 보험금 지급에 영향을 미치는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험금 지급 이후 이상 청구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설계와 심사, 사후관리 단계까지 외부 사업자발 위험을 관리하는 방향이다.

보험금 누수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허위 입원이나 고의사고 등 가입자와 브로커 중심의 보험사기를 넘어 실제 진료와 수리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가 주요 관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손보험에서는 요양병원을 둘러싼 이른바 ‘페이백’ 문제가 대표적이다. 일부 병원이 환자에게 고가 비급여 치료를 받게 한 뒤 진료비 일부를 현금이나 상품권 등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병원 수가 줄어드는 동안 보험금은 오히려 늘었다. 국내 요양병원 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요양병원 환자에게 지급되는 실손보험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금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요양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과잉 비급여 진료가 보험금 누수의 주요 접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체 보험사기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민영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장기손해보험이 전체 적발액의 4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자동차보험도 22.4%에 달했다.

사고는 제자리인데 보험금은 ‘껑충’

자동차보험에서는 정비·수리 영역의 보험금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물적담보 지급보험금은 8조1932억원으로 2020년 6조3546억원보다 28.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물적 사고 처리 건수는 496만6000건에서 505만6000건으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금 증가폭은 부품비에서 가장 컸다. 최근 5년간 부품비 지급보험금은 42.9% 증가했고 대차료는 30.6%, 수리비는 22.7% 늘었다. 차량 고급화와 부품가격·정비공임 상승 영향과 함께 일부 정비업체의 과잉청구도 보험금 누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리비 과다청구 관련 보험사기 적발 인원도 2022년 746명에서 지난해 1109명으로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상승세다. 2023년 80.7%였던 손해율은 2024년 83.8%, 지난해 87.5%로 높아졌다. 자동차보험은 2024년 97억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7080억원의 보험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사고 건수가 크게 늘지 않아도 수리 한 건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면 보험사의 지급보험금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보험료 인상만으로 손해율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후 적발 넘어 ‘누수 경로’ 들여다본다

금감원이 추진하는 제3자 리스크 관리도 이런 구조를 겨냥하고 있다. 보험금이 지급된 뒤 개별 청구 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병원이나 정비업체를 통해 보험금이 반복적으로 늘어나는 패턴까지 관리 범위에 넣겠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현재 이상 청구가 포착되면 보험사기 조사조직(SIU)이나 손해사정을 통해 개별 건을 살펴보고 혐의가 구체화하면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과 환자 사이의 별도 거래나 실제 정비 현장에서 이뤄지는 작업까지 보험사가 직접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반복적으로 보험금 지급이 많은 병원이나 정비업체가 있더라도 개별 보험사가 확보한 정보만으로 전체 거래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제3자 리스크 관리가 구체화될 경우, 개별 청구 건뿐 아니라 의료기관·정비업체별 이상 청구 패턴을 들여다보고 보험사와 관계기관 간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명백한 보험사기보다 정상적인 진료·수리와 과잉 청구 사이의 ‘회색지대’를 얼마나 걸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면 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그대로 지급하면 비용이 누적돼 손해율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명백한 보험사기보다 정상적인 진료나 수리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잉 청구를 어디까지 걸러낼 수 있느냐”라며 “병원과 정비업체 등 보험금 지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체에 대한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손해율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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