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앤코의 정체성이 된 인물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티파니앤코의 정체성이 된 인물들

노블레스 2026-08-17 10:00:00 신고

3줄요약
1962년 공개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을 위한 오드리 헵번의 홍보 촬영 이미지. 티파니앤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쟌 슐럼버제의 리본 로제트 네크리스를 착용했다.
128.54캐럿의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리본 로제트 네크리스.
J. P. 모건의 이름을 딴 모거나이트를 세팅한 링.
42.68캐럿의 카슈미르 사파이어를 세팅한 밴더빌트 사파이어 브로치. 티파니앤코는 밴더빌트 가문을 위해 하이 주얼리, 스테인드글라스, 조명, 실내 장식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다.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이 브로치는 밴더빌트 2세 부인이 딸의 결혼을 기념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
뉴욕 엔지니어스 클럽의 새로운 건립을 위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후원하고, 이를 기리는 만찬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티파니앤코 고블릿. 당시 여러 개가 제작됐다.

SOCIAL STATUS

19세기 말, 뉴욕은 급격한 산업 성장과 함께 새로운 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철도와 금융, 철강 산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업가들은 예술과 건축, 주얼리를 통해 자신만의 취향과 문화를 만들어갔고, 도시는 이전과 다른 상류사회를 형성했다. 왕실과 귀족 가문이 수백 년에 걸쳐 예술품과 취향을 대물림하던 유럽과 달리, 미국의 신흥 엘리트들은 스스로 시대의 미감을 수집하고 후원하며 새로운 문화적 권위를 만들어갔다. 이 새로운 상류사회의 중심에는 뉴욕 사교계의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캐럴라인 애스터(Caroline Astor)가 있었다. 당시 그녀의 무도회 초대장은 뉴욕 사회의 정식 일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상징이었으며, 초대받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막대한 부를 지녀도 진정한 상류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그녀와 사교계의 규범을 정립한 워드 매캘리스터(Ward McAllister)는 1892년 ‘더 포 헌드레드(The Four Hundred)’라는 명단을 발표하며 뉴욕 상류사회의 기준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명단에는 당시 미국 경제와 문화를 이끌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포함되었으며, 뉴욕 사회의 취향과 문화·예술 후원의 방향을 결정짓는 상징적 공동체가 되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금융가 J. P. 모건, 밴더빌트 가문, 애스터 가문 같은 산업과 금융계 거물들은 예술품과 보석을 수집하고 동시대 예술가를 후원하며 미국 하이엔드 문화의 토대를 구축했다. 그들에게 컬렉팅은 단순한 소비가 아닌 새로운 시대의 미적 기준을 제시하고 문화적 권위를 형성하는 행위였다. 티파니앤코는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뉴욕을 대표하는 하이 주얼리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상류사회를 이끄는 인물들은 티파니앤코를 통해 희귀한 보석과 정교한 장인정신을 경험했고, 주얼리는 장식을 넘어 안목과 문화적 정체성,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렇게 티파니앤코는 뉴욕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결국 역사는 창조와 혁신을 넘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컬렉터, 후원자, 그리고 동시대 문화를 만들어낸 인물의 안목과 취향이 창조해낸 문화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스민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있는 폴 멜론의 아내이자 쟌 슐럼버제의 뮤즈인 버니 멜론.
쟌 슐럼버제의 자스민 네크리스, 1962. 버지니아 미술관, 리치몬드, 폴 멜런 여사 컬렉션.
쟌 슐럼버제의 구아슈.
쟌 슐럼버제의 구아슈.
티파니앤코의 전설적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

A NEW LANGUAGE

뉴욕 상류사회가 예술과 아름다움을 통해 미적 언어를 창제했다면, 티파니앤코의 역사는 그 시대의 뛰어난 창작자와 함께 디자인 언어를 확장해왔다. 뛰어난 장인정신에 독창적 창의성을 더하며, 하우스는 시대마다 서로 다른 감각과 철학을 지닌 예술가들에게 폭넓은 창작의 자유를 부여했다. 그렇게 탄생한 디자인은 단순한 주얼리를 넘어 각 시대의 미감과 문화를 담아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56년 티파니앤코에 합류한 쟌 슐럼버제는 자연에서 발견한 생명력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하이 주얼리에 독창적 깊이를 더했다. 새와 꽃, 산호, 조개를 모티브로 정교한 세공과 다채로운 컬러 젬스톤을 조합한 작품을 선보인 것. 원예가이자 예술 후원자인 버니 멜론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등 당대를 대표하는 여성들이 슐럼버제의 디자인을 수집했다. 지금도 그가 디자인한 티파니앤코 하이 주얼리는 많은 사람에게 기준이 되고, 영감을 주고 있다.

디자이너 팔로마 피카소.
모로코 집 주변에 위치한 올리브나무 숲에서 영감받은 평화와 생명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팔로마 피카소의 올리브 리프 이어링.
254캐럿 이상의 믹스트 컷 젬스톤을 세팅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팔로마 피카소의 초기 걸작인 블루북에서 영감받았다.
팔로마 피카소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젬스톤 하이 주얼리 링.
엘사 퍼레티 디자인의 본 커프 브레이슬릿.
디자이너 엘사 퍼레티.

“주얼리는 감정과 추억을 담는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의 삶의 일부가 된다.” _by 팔로마 피카소

그의 미학은 엘사 퍼레티와 팔로마 피카소를 만나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졌다.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한 뒤 패션계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킨 엘사 퍼레티는 1974년 하우스에 합류한 뒤 뼈, 콩, 눈물방울, 조약돌 같은 일상의 모티브를 간결한 형태와 유기적 곡선미로 재해석했다. 그녀는 주얼리를 특별한 날의 장식이 아닌 일상 속 오브제로 확장하며 현대 주얼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후 1980년,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해 무대와 패션 디자인을 경험한 팔로마 피카소가 하우스에 합류했다.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딸이라는 배경을 넘어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한 그녀는 패션과 예술을 넘나들며 대담한 색채와 그래픽적 감각으로 브랜드에 현대적 리듬을 불어넣었다. 서로 다른 시선 속에서 탄생한 이야기는 티파니앤코의 유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좋은 선(Good line)과 좋은 형태(Good form)는 시대를 초월한다.” _by 엘사 퍼레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서 오드리 헵번이 뉴욕 5번가에 위치한 더 랜드마크 매장 앞에 서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티파니앤코 쇼 윈도를 바라보는 장면.
돌핀 클립, 1962. 1964년 배우 리처드 버튼이 영화 <이구아나의 밤> 촬영을 마친 후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쟌 슐럼버제의 돌핀 클립을 선물했다.
1964년 터번에 돌핀 클립을 스타일링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1966년 옐로 드레스에 쟌 슐럼버제 디자인의 플뢰르 드 메르 클립을 매치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플뢰르 드 메르 클립, 1956.

THE ICONS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티파니앤코를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그 중심에는 오랜 시간 윈도 디스플레이를 진두지휘한 진 무어가 있다. 그는 쇼윈도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하며 티파니앤코만의 시각적 정체성을 구축했다. 그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뉴욕 5번가 ‘랜드마크’를 단순히 주얼리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동경하는 곳으로 꿈꾸게 한 것이다.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이러한 티파니앤코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진 무어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뉴욕 5번가 플래그십 스토어 촬영을 지원했고, 오드리 헵번이 티파니 쇼윈도를 바라보는 장면은 뉴욕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과 현대적 우아함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이후 티파니앤코는 시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인물과 함께하며 브랜드만의 문화적 유산을 이어갔다. 그 중심에는 슐럼버제의 독창적 디자인이 있었다. 자연에서 영감받은 풍부한 색채와 조형미를 담은 그의 작품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들의 개성과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슐럼버제의 작품을 애정한 대표적 컬렉터였다. 그녀는 플뢰르 드 메르 클립과 리처드 버턴이 선물한 돌핀 클립을 착용한 채 공식 석상에 등장하곤 했다. 특히 돌핀 클립은 2011년 세계적 미술품·명품 경매 회사 크리스티(Christie’s)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개인 소장품 경매를 통해 다시금 공개되며 슐럼버제 디자인의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보여주었다.

뉴욕 사교계를 대표한 스타일 아이콘 린 레브슨. 실제로 인터내셔널 베스트 드레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녀는 티파니앤코에서 쟌 슐럼버제가 선보인 대담한 주얼리를 즐겨 착용하며 1970년대 미국식 하이엔드 스타일을 이끌었다.
쟌 슐럼버제의 크로이실론 에나멜 브레이슬릿을 착용한 재클린 케네디.
투 프루트 앤 리브스 클립.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블루 에나멜 브레이슬릿.
1994년 레드 드레스에 티파니앤코의 18K 골드 브레이슬릿과 이어링을 착용한 다이애나 왕세자빈.

재클린 케네디는 티파니앤코와 슐럼버제의 오랜 고객이자 친구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아들 주니어의 탄생을 기념해 선물한 투 프루트 앤 리브스 클립과 크로이실론 에나멜 브레이슬릿은 그녀의 대표적 주얼리로 남았다. 특히 그녀가 즐겨 착용한 이 브레이슬릿은 언론으로부터 ‘재키 팔찌’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재클린 케네디를 비롯해 다이애나 왕세자빈은 절제된 우아함으로 티파니앤코의 클래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일 아이콘 중 한 명인 베이브 페일리(Babe Paley), 레브론 오너 일가로 뉴욕 사교계를 대표하는 린 레브슨(Lyn Revson) 등 미국 하이 소사이어티를 대표하는 여성들 역시 티파니앤코의 중요한 고객이었다. 이들은 티파니앤코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미학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했으며, 티파니앤코 디자인은 뉴욕 사교계와 문화계를 대표하는 스타일의 상징으로 다시 한번 부각되었다. 이렇듯 티파니앤코는 언제나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과 함께하며 클래식의 의미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헤리티지 및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머천다이징 부문 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영.

INTERVIEW

with Christopher Young, Vice President, Creative Director Creative Visual Merchandising and The Tiffany Archives

티파니앤코 유산의 창의성과 예술성, 그리고 문화적 경험이 만나는 지점의 중심에는 헤리티지 및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머천다이징 부문 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영이 있다. 정체성을 대변하는 특별한 윈도 디스플레이와 전시, 출판물, 하이 주얼리 프레젠테이션, 아카이브에 이르기까지 하우스의 찬란한 역사에 동시대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더하는 일은 티파니앤코를 접하는 이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꿈꾸는 경험을 선사한다.

아카이브 보존과 동시대의 비주얼 경험 창조라는 영역은 언뜻 상반돼 보이지만, 결국 모두 티파니앤코의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공통된 목적이 있습니다. 두 영역을 어떻게 아우르고 있을까요? 티파니앤코 아카이브의 존재 이유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큐레이터와 작품 수집팀, 등록 관리 담당자, 연구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팀원은 아카이브를 단순한 보존 기관이 아니라 가장 역동적이고 중요한 창조적 원동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는 티파니앤코의 지속적 권위와 혁신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하우스의 철학과 개념, 소재, 역사라는 언어를 미래의 새로운 맥락 속에서 다시금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창조적 기반입니다.

매 시즌 새로운 비주얼과 이벤트 공간을 창조하는데,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가장 큰 창작의 원천은 꿈입니다. 한낮의 몽상까지 포함해서요. 저는 꿈이 지닌 강렬한 이미지와 초현실적 감각을 가능한 한 오래 간직하고, 그것을 티파니앤코가 선보이는 창의적 작업으로 옮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감각을 끊임없이 풍요롭게 채워야 합니다. 독서와 연극, 미술 ,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문화적 경험은 창의성을 키우는 중요한 자양분이 됩니다. 결국 예술성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은 호기심과 역량입니다.

티파니앤코는 세계 각국에서 아카이브 전시를 선보이며, 지난해 한국의 전시를 비롯해 일본 등 여러 도시에서도 각기 다른 스토리를 담은 전시를 진행해왔습니다. 아카이브 전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될까요? 언제나 명확한 콘셉트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이 장소와 이 시대, 그리고 이 관객에게 가장 의미 있게 전달하는 티파니앤코의 이야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죠. 새로운 발견과 시각을 제안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정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전시 기획 단계부터 작품과 아카이브를 선정하는 과정까지 매우 긴밀하게 참여합니다. 그 이야기를 가장 아름답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오브제와 예술 작품을 선별하는 것이 제 역할이니까요. 또 전시를 관통하는 서사를 정의하고, 그것을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전시는 학술적으로 깊이 있으면서도 리듬과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하며, 관람객이 새로운 발견을 이어갈 수 있는 풍성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메두사 펜던트, 1904.
영화 <프랑케슈타인> 에 등장한 폴딩 파넘 디자인의 웨이드 패밀리 네크리스, 1999.

글로벌 앰배서더와 프렌즈는 가장 동시대적 문화와 감성을 대표하는 인물들입니다. 이들이 하우스의 역사적 아카이브 피스를 착용하는 순간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장면이기도 하죠. 동시대적 문화 아이콘이 티파니앤코 아카이브의 작품을 착용하는 순간,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강력한 연결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최근에는 202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레이디 가가가 20세기 초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투르말린 네크리스를 착용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순간은 역사적 작품이 오늘날에도 얼마나 생동감 넘치게 빛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였습니다. 이처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은 뛰어난 디자인이 특정 시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해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영화를 통해서도 대중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1962년에 공개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티파니앤코를 대표하는 상징적 작품이죠. 당시 윈도 디스플레이가 탄생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당시 티파니앤코의 윈도 디자이너였던 진 무어는 오드리 헵번의 오랜 친구였습니다. 헵번이 세계적 스타가 되기 전 무어는 그녀의 사진을 찍어주며 인연을 맺었고, 그 우정은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바로 그 특별한 관계 덕분에 오프닝 장면에 티파니앤코의 윈도 디스플레이가 등장할 수 있었죠. 무어가 직접 남긴 사진 기록을 보면 촬영 당시 그가 오드리 헵번과 함께 현장에 있었고, 영화 속 장면을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가 들여다보는 두 번째 윈도를 촬영하기 위해 실제로 당시 윈도 뒷면을 열어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이때 뉴욕 5번가에서 쇼윈도를 바라보는 오드리 헵번의 시선은 진 무어가 제작한 작은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향합니다. 저는 지금도 1960년 당시 제작한 오리지널 미니어처 샹들리에 한 점을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티파니앤코의 마법이죠.

지난해 공개한 <프랑켄슈타인>에도 아카이브 피스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작품에 어울리는 아카이브 작품을 선정하고 구현하는 과정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구상한 <프랑켄슈타인>은 다층적 시각적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19세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케이트 홀리의 의상 디자인에 큰 흥미를 느껴 프로젝트에 합류했습니다. 19세기는 티파니앤코의 마스터피스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시기입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뿐 아니라 작품상을 포함한 여러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한 특별한 아카이브 피스는 티파니앤코 전시나 출판물을 통해서만 소개한 1900년 폴딩 파넘 디자인의 다이아몬드 갈런드 스타일인 ‘웨이드 패밀리 네크리스’였습니다. 미아 고스가 처음 목에 건 순간, 네크리스는 마치 이 작품을 위해 만든 것처럼 완벽하게 어울렸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죠. 또 지난 6월, 이 프로젝트는 칸 라이언즈에서 럭셔리 부문 골드상과 엔터테인먼트 부문 실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 참여한 것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영화 속 창의적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였죠.

20세기 초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가 선보인 투르말린 네크리스.
영화 <프랑켄슈타인> 에 등장한 골드 및 글라스 소재의 아카이브 네크리스.

수많은 아카이브를 직접 발굴하고 관리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발견한 이야기나 오브제, 스케치 중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을까요?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1904년 작품인 메두사 펜던트를 꼽고 싶습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롭고, 기술적으로도 대담한 실험 정신이 담겨 있죠.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가 자신의 서명에 유일하게 ‘Artist’라는 단어를 남긴 주얼리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하나의 아트 주얼리인 셈입니다. 1914년에 출간한 공식 전기 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성취를 드러내는 단 두 점의 주얼리 중 하나로 직접 소개했습니다. 작품은 수십 년간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남아 있다가 2021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다시 티파니앤코 아카이브의 컬렉션으로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윈도 디스플레이가 문화적·감성적 경험으로 기억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요? 오래전, 훌륭한 윈도 디스플레이란 세상에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는 제가 티파니앤코와 인연을 맺은 출발점이었고, 지금도 가장 애정을 품고 있는 창작 분야입니다. 윈도는 한 폭의 회화와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아름다운 제품과 아이디어를 발견하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지나치게 절제되어서도, 단순히 그래픽적인 표현에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시적인 감성과 균형, 때로는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선사해야 합니다. 한 편의 꿈처럼요.

부사장님의 업무는 하우스의 미학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전방위적 브랜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중이 티파니앤코를 어떤 하우스로 기억하길 바라나요? 낙관적이면서 긍정적인 감성을 떠올리길 바랍니다.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지성, 역사와 현대성, 그리고 하이엔드와 깊은 감성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브랜드로 말이죠. 티파니앤코는 탁월한 디자인과 장인정신, 문화적 영향력, 그리고 1837년 이래 사람들에게 꿈을 선사해온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상징 너머에 있는 깊이와 가치를 함께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Copyright ⓒ 노블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