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아람 기자┃“연기를 할 때는 내 본모습을 최대한 배제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무대 위 ‘유미’만큼은 달라요”
영화 <써니> (2011) 속 강렬한 존재감부터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2> (2019)의 유쾌한 코믹 연기, 뮤지컬 <베르테르> 와 <이토록 보통의> 를 오가는 깊이 있는 감성까지. 개성 강하고 에너지가 큰 인물들을 주로 소화해 온 그가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내 곁에 있을 법한 30대 직장인 ‘유미’로 분했다. 이토록> 베르테르> 으라차차> 써니>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네이버웹툰 슈퍼 IP를 무대화한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일과 사랑의 굴곡 속에서 스스로를 안아주게 되는 유미의 여정은 객석에 깊은 위로를 건넨다. 유미의>
무대 위에서 가장 진솔한 온기를 뿜어내는 김예원을 최근 예술의전당 일원에서 만났다.
동명의 드라마가 히트를 친 상황, 게다가 여배우 원톱 주연작이었다. 하지만 김예원은 출연 과정에서 느낀 감정은 부담감이 아닌 기대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원작 웹툰의 열렬한 팬이었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유미라는 인물 자체를 너무나 좋아했거든요”
작품을 대할 때 본모습을 최대한 배제하고 완벽한 타인으로서 인물을 빚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던 김예원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정반대의 접근을 택했다. 카메라 앞의 미세한 표정 연기와 달리 객석 끝까지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무대 문법 속에서 이번만큼은 자신을 담는 방법을 연구했다.
“알맹이를 들여다봤을 때 8~9할이 진짜 김예원이어야 관객의 마음에 온전히 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대 위 유미가 곧 자신 같았기에 더 깊이 안아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방대한 에피소드를 무대 위에 집약하는 과정은 매체 연기 경험이 풍부한 배우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제가 표현하는 유미가 지닌 에너지와 색깔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김예원은 “무대 위 유미를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훨씬 컸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예원의 진심은 무대 위 아이디어와 디테일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유미의 내면에서 꿈을 대변하는 ‘작가 세포’의 서사에 깊은 애정을 쏟았던 그는 극 후반부 세포들과 눈을 맞추는 장면에 어우러질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보탰다.
원래 대본에는 없던 “작가야,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잊어본 적이 없어”라는 대사를 제안한 것. 김예원은 “제가 낸 의견이 여러 과정 중 하나의 안으로 반영된 것이고, 또 그렇게 좋게 수용될 수 있었다는 점에 정말 감사했어요” 라고 거듭 창작진에게 전했다.
넘버 ‘탭탭’(Tap Tap)에서 유미가 작가 세포와 나란히 서서 타자 치는 동작을 일치시키는 안무 역시 꿈과 현실이 하나로 맞닿는 순간을 시각화하려는 이러한 협업의 소산이다. 여기에는 유년 시절 현대무용을 전공하던 중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던 그의 자전적 기억이 겹쳐져 있다.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가슴속 꿈을 잠시 묻어두게 되잖아요”라는 김예원의 말처럼, 유미가 겪는 사랑과 이별, 성장의 과정은 누구나 삶의 한 지점에서 겪어낸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작가 세포를 마주할 때마다 제 안의 지나온 시간들이 겹쳐져 벅찬 감정이 차올라요. 인물의 감정선을 온전히 관통시키는 대사를 동료들과 함께 찾아낸 과정은 배우로서도 무척 뜻깊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유미의 단단한 내면을 완성해 가는 여정에는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했다. 자존감을 일깨우는 미스터리 캐릭터 ‘109 세포’로 호흡을 맞추는 최재림과 정택운은 각기 다른 결의 에너지를 건넨다.
“최재림 배우의 109세포가 파워풀한 에너지로 없는 힘까지 끌어내며 이끌어주는 타입이라면, 정택운 배우의 109 세포는 곁에서 조용히 다독이며 밀어주는 섬세함을 지녔어요”라며, “자존감에는 당당하게 앞서 나가는 결이 있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결이 있기에 완전히 다른 색깔로 무대 위에서 큰 위로를 전해줍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재림은 개막을 앞두고 급성 후두염으로 목소리가 갈라져 고전하던 김예원에게 발성 노하우를 세심하게 짚어주는 등 리더의 역할을 기꺼이 자처했다는 전언이다.
극 후반부 사랑 세포를 끌어안으며 “난 그냥 행복하고 싶을 뿐이야. 사랑아, 너도 이제 나를 사랑해 줄래?”라고 건네는 대사는 김예원이 꼽는 가장 울컥하는 순간이다.
“무대 뒤에서 세포들의 첫 합창을 들을 때마다 온몸에 에너지가 차올라요. 관객분들도 극장을 나서며 스스로를 더 맑은 마음으로 되돌아보고, 나 자신을 꼭 안아주는 따뜻한 위로를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오는 8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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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정아람 기자 dalmiwicke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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