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부가 서울 용산과 경기 과천 등 수도권 핵심 입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주택 공급을 위해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사업 기간도 단축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자체들은 녹지 훼손과 교통·생활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란는 방침을 밝힌 용산공원과 관련해 서울시에 이어 용산구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과천에서도 경마공원과 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활용한 9800가구 공급을 놓고 과천시와 주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기까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다.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 활용 가능성'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공급에 대한 기본 입장에 대해서도 이른바 "닥치고 짓자"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김윤덕 장관 역시 실제 사업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법적인 문제를 비롯해 국회와 서울시, 용산구, 미군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용산국제업무지구 및 서울지역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이견에 대해서도 협력을 통해 풀겠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용산공원 활용 문제는 법적 문제까지 얽힌 상태다. 지난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반환된 용산미군기지 본체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이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실제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현행 제도 변경까지 검토해야 하는 셈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수도권 신규 공공주택지구 7만3000가구+α 후보지를 이르면 오는 9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7만3000가구 규모 후보지는 지방정부와 협의를 마쳐 행정·실무 절차가 남았다"라며 "추가 후보지도 일부 지자체와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지난 1년 간 국토부 주요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지자체 반응은 정부 속도전과 온도차가 크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도심 마지막 대규모 녹지'라는 상징성과 함께 공원 본래 기능을 고려하면 주택 공급을 이유로 훼손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용산구도 15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는 데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용산공원은 오랜 기간 군사시설로 활용된 뒤 국민에게 돌아오는 '서울 도심 대규모 국가공원'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게 용산구 측 주장이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 문제는 단순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 발굴 차원을 넘어 '주택 공급 확대'와 '도심 녹지 보존'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실제 개발에 나설 경우 △법 개정 △오염토 정화 △미군과의 협의 외에도 서울시와 용산구, 주민 설득까지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과천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정부는 과천 경마공원과 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활용해 총 9800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경마장 이전 대상지를 오는 9월까지 선정하고, 방첩사 비핵심시설은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해 2029년 12월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과천시는 이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과천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과천지구와 주암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없이 추가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경우 도시 수용 능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광역교통대책과 자족용지 확보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마장 이전을 둘러싼 반발도 변수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정부가 제시한 이전·착공 일정이 현장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라며 이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마장 이전이 말산업 종사자와 관련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천지역 시민단체 역시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성패는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느냐"에 좌우된다는 게 업계 시선이가. 용산은 법·환경·지자체 협의가, 과천은 시설 이전과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공급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지에서 지자체와 주민 반발이 이어지는 만큼 정책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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