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모양이 아닌데… 광복절 성심당 빵 상자에 찍힌 낯선 태극기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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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모양이 아닌데… 광복절 성심당 빵 상자에 찍힌 낯선 태극기의 정체

위키트리 2026-08-15 20: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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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두고 대전의 유명 빵집에서 나온 마들렌 세트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성심당과 한국조폐공사가 손잡고 내놓은 '광복절빵'이 그 주인공이다.

대전의 성심당. / Hun Young Lee-shutterstock.com

상자를 열면 지금 우리가 아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낯선 태극기가 인쇄돼 있어, "이런 태극기도 있었나"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체는 132년 전 고종이 미국인 외교관에게 하사한 보물 '데니 태극기'다. 거창한 기념식 대신 빵 한 조각으로 역사를 나누는 이색 협업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셈이다.

왜 화제일까…"빵으로 역사를 만난다"는 신선함

이번 제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흔한 시즌 한정 상품이 아니라, 국가 공기업과 향토기업이 함께 기획한 콘텐츠라는 점 때문이다. 성심당은 매년 딸기시루·망고시루 같은 시즌 한정 케이크로 완판 행렬을 이어온 곳인 만큼, 광복절빵 역시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5000원이라는 접근하기 쉬운 가격, 판매 수익금이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돌아간다는 기부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가성비 좋은 의미 있는 소비"라는 반응도 나온다.

132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태극기, 100년 만에 돌아오다

빵 상자에 담긴 태극기는 보물 제2140호 '데니 태극기'다. 세로 182.5㎝, 가로 262㎝ 크기로,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실물로 꼽힌다. 이름의 주인공은 1886년부터 1890년까지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조선에 머문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Owen Nickerson Denny)다. 그는 조선이 청나라의 내정간섭에서 벗어난 완전한 독립국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앞장선 외교관으로, 이 공로를 인정받아 고종에게서 직접 태극기를 하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성심당의 광복절 빵.

데니는 1891년 1월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이 태극기를 가지고 갔고, 이후 데니 가문이 90년 가까이 간직해오다 1981년 후손이 대한민국 정부에 기증하며 고국으로 돌아왔다. 태극기의 존재 자체는 그보다 앞선 1975년 한 미국 역사학자가 오리건대학교에 보관된 '데니 문서'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 태극기는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승격됐다.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상설전시관 '대한제국실'에서 실물이 공개된다. 낯선 태극기의 정체가 이처럼 뚜렷한 역사적 근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선 화제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 '조폐공사'와 손잡은 이유

이번 협업의 한 축인 성심당은 대전을 대표하는 향토 빵집이자,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기업이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출발해, 튀김소보로와 부추빵 같은 스테디셀러를 거쳐 최근에는 계절마다 화제를 모으는 딸기시루·망고시루 같은 시즌 한정 케이크로 전국구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성심당을 운영하는 로쏘의 지난해 매출은 1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급증했다.

협업 상대인 한국조폐공사 역시 대전에 본사를 둔 기관이다. 화폐와 여권, 신분증 등 국가 보안 인쇄물을 제작하는 공기업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온 역사·문화 콘텐츠 디자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번 광복절빵은 조폐공사의 이런 콘텐츠 기획력과 성심당의 제빵 기술이 만나 탄생했다. 같은 대전에 뿌리를 둔 두 기업이 지역 연고를 살려 협업했다는 점도 화제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5000원 마들렌 세트, 팔수록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광복절빵은 성심당의 특제 마들렌 4개들이 세트로 구성되며, 가격은 5000원이다. 매년 3·1절과 8·15 광복절을 전후한 시즌에만 한정 판매된다. 상자 안에는 데니 태극기의 역사적 의미를 소개하는 브로슈어가 함께 들어 있고, 광복절 당일에는 미니 태극기도 별도로 증정된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쓰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빵을 사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기부에 동참하는 구조인 셈이다.

성심당의 시즌 한정 상품이 매번 완판 행렬을 이어온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광복절빵 역시 판매 기간 내내 화제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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