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맞이…가슴 웅장해지는 축구 한일전 명장면·명경기 '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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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맞이…가슴 웅장해지는 축구 한일전 명장면·명경기 '톱3'

위키트리 2026-08-15 15:2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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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축구 맞대결은 오랜 기간 이어진 라이벌 관계와 맞물리면서 다른 국제경기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중요한 대회에서 만났거나 경기 결과가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이어진 한일전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광복절을 맞아 한국 축구팬들이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일전 세 장면과 함께 당시 경기의 흐름과 주요 선수들을 다시 살펴본다.

1.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2010년 사이타마를 뒤흔든 선제골

박지성이 지난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뉴스1

첫 번째로 꼽을 장면은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친선경기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불과 18일 앞두고 열린 평가전으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던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점검 무대였다.

한국은 허정무 감독이 지휘했고 정성룡이 골문을 지켰다. 수비진에는 차두리, 곽태휘, 이정수, 이영표가 포진했고 중원은 기성용과 김정우가 맡았다. 측면에는 이청용과 박지성이 배치됐으며 최전방에는 이근호와 염기훈이 나섰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한일전의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일본의 수비 과정에서 공이 박지성 앞으로 흘렀고, 박지성은 이를 잡아낸 뒤 곧바로 일본 진영을 향해 전진했다.

수비수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은 박지성은 페널티지역 앞까지 치고 들어갔고,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일본 골키퍼 나라자키 세이고가 손을 뻗어도 닿기 어려운 골문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점 직후 박지성의 행동도 골만큼이나 강렬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던 박지성은 일본 골문 뒤편 관중석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크게 뛰거나 격렬하게 포효하는 대신 마치 산책하듯 여유롭게 걸어가며 일본 관중석을 바라봤다. 이 장면은 훗날 '산책 세리머니'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박주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주영은 후반 교체로 들어온 뒤 김보경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했고, 일본 골키퍼 나라자키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오른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0을 만들었다. 결국 한국은 박지성의 선제골과 박주영의 추가골을 앞세워 일본을 2-0으로 꺾었다.

2. 박주영의 질주와 마무리…2012 런던올림픽 한일전

2014년 3월 새벽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두 번째는 2012년 8월 10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이다. 한국과 일본이 올림픽 메달을 놓고 맞붙은 경기였으며, 한국 남자축구가 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을 노리던 순간이었다. 관중 5만 6393명이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관심도 뜨거웠다.

홍명보 감독은 정성룡을 골키퍼로 기용했고 윤석영, 김영권, 황석호, 오재석으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에서는 기성용과 박종우가 호흡을 맞췄고 김보경, 구자철, 지동원이 공격을 지원했다. 최전방에는 박주영이 배치됐다. 일본 역시 곤다 슈이치, 요시다 마야, 오츠 유키 등 주축 선수들을 앞세워 맞섰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일본은 중원에서 패스를 돌리며 점유율을 높였지만 한국은 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은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전반 38분 한국의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공격으로 이어진 공이 박주영에게 전달됐고, 박주영은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공을 잡았다. 일본 수비수들이 동시에 달려들었지만 박주영은 한 차례 속임 동작으로 수비수들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골문을 향해 치고 들어갔다.

수비수 4명이 주변에 있었지만 박주영은 몸을 비틀며 공간을 만들어냈고,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 골문을 열었다. 슈팅이 완벽하게 맞은 것은 아니었지만 공은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가 막아내지 못한 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이 골은 경기의 균형을 깨뜨린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일본은 동점골을 위해 공격 숫자를 늘렸지만 한국은 수비 간격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그리고 후반 12분 구자철이 추가골을 넣으며 한국이 2-0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일본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2-0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한일전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한국은 일본을 꺾고 올림픽 남자축구 사상 첫 메달인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주영의 선제골은 그 역사의 출발점이 됐고 구자철의 추가골이 승리를 굳히면서 한국 축구의 올림픽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3. 이승우의 연장전 왼발…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

2018년 9월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연장 전반 선제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뉴스1

세 번째는 2018년 9월 1일 인도네시아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이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처음 맞붙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조현우를 골키퍼로 세우고 김진야, 김민재, 조유민, 김문환이 수비를 맡았다. 중원에는 이진현, 김정민, 황인범이 배치됐고 공격진은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으로 구성됐다.

승부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손흥민의 슈팅과 황의조의 공격이 이어졌지만 일본 수비진 역시 끝까지 버텼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2분 이승우를 김정민 대신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정규시간 막판까지 양 팀 모두 골을 만들지 못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연장전에서 이승우가 등장했다. 연장 전반 3분 손흥민이 중원에서 공을 가로챈 뒤 공격을 이어갔고, 김문환의 크로스가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한국의 공격이 계속됐다.

이후 손흥민을 비롯한 한국 공격진이 일본 수비진을 흔드는 과정에서 공이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흘렀고 이승우가 이를 잡았다. 이승우는 망설이지 않고 왼발로 강하게 슈팅했고 공은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골이 터진 직후 일본 벤치 쪽으로 달려가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다. 0-0으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를 단 한 번의 슈팅으로 뒤집어놓은 순간이었다.

이후 연장 전반 11분에는 손흥민의 프리킥을 황희찬이 머리로 받아 추가골을 기록했다. 일본은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의 헤더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2-1 승리를 확정하며 아시안게임 2연패와 통산 다섯 번째 남자축구 금메달을 차지했다.

'도쿄대첩'부터 4-1 대승까지…또 다른 한일전 명장면

세 경기 외에도 한국 축구사에는 기억할 만한 한일전이 많다. 대표적인 경기가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다.

이른바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경기다. 한국은 일본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서정원의 동점골과 이민성의 역전골이 잇따라 터지면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놓고 벌인 중요한 경기에서 일본 안방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한일전 최고의 승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7년 12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최종전도 빼놓기 어렵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일본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0-1로 끌려갔지만 김신욱이 전반 13분 동점골을 넣었고, 정우영이 전반 23분 무회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이후 김신욱이 다시 골을 넣었고 염기훈이 후반 프리킥으로 쐐기를 박으면서 4-1 대승을 완성했다.

한일전은 시대마다 주인공과 무대가 달랐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의 이름은 오랫동안 남았다. 세 골이 나온 시기와 대회는 달랐지만 한일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 축구팬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은 순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광복절인 8월 15일, 한국 축구가 만들어온 수많은 한일전 명장면을 되돌아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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