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복절을 맞아 배우 하영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주시길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하영을 아끼는 팬들’이라는 이름으로 낸 성명문에서 팬들은 먼저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선열들의 헌신을 기렸다. 이어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에 대한 친일 행적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했다.
팬들은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와 관련해 공개된 여러 역사자료와 민족문제연구소의 평가를 언급하며 “우리 역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축소하거나 미화할 생각이 없다. 친일의 역사는 정확하게 기록되고 평가되어야 하며, 잘못된 역사 인식 또한 성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팬들은 “선대의 행위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그 책임을 후손에게 그대로 전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앞서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입장과,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안상호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더라도 대정친목회 평의원, 동민회 회원이었단 점을 근거로 친일 행적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연구소는 “역사적 과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은 행위 당사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선대의 잘못을 후손에게 전가하는 연좌제적 접근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만 의원 역시 “우리가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날 때 부모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더 중요한 것은 선조의 발걸음에 대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영 또한 논란이 불거진 뒤 자필 사과문을 통해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며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한 바 있다.
이에 하영 팬들은 “친일의 역사는 엄정하게 기억하되, 그 책임을 혈연을 이유로 후손에게 물려주지는 말아야 한다”며 “배우 하영이 스스로 한 사과와 약속을 앞으로 어떤 행동으로 보여주는지 성급한 단죄보다 신중하게 지켜봐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성명문은 단지 팬이 스타를 단지 옹호하는 것이 아닌, 선대의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평가는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단죄 차원이 아닌 사회적인 성찰의 기회가 되길 요구했단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성명문에 대한 누리꾼의 시각은 분분하다. “이번 일로 인해 깊게 뉘우치고 반성한다는데 노력할 기회조차 주지않으려는 건 너무하다”는 옹호 의견도 있으나, “그 반성을 어떻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등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결국 하영이 선대의 역사적 과오를 반성하는 행보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만큼이나, 사회 곳곳의 친일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던 역사적 숙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지 사회적 합의가 새롭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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