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급락 이후 반등 국면에 들어섰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다 개인의 순매수 규모도 급격히 줄었다. 급락장에서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의 역할이 약해지면서 향후 코스피 반등의 지속 여부는 외국인 수급에 달릴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투자자예탁금은 99조9764억원을 기록해 전날(97조9289억원)에 이어 연속 100조원대 아래를 기록했다. 투자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139조원까지 늘었지만 이후 급감했다.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여력을 보여주는 신용융자 잔고도 급락장에서 크게 줄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8월 4일 27조4038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코스피 반등과 함께 30조원대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8조원 넘게 낮은 수준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외국인 순매수”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수 여부가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탁금 139조→97조…빚투도 고점 대비 8조 줄어
개인의 매수세가 8월 들어 회복됐지만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한 배경에는 투자 여력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4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 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30% 가까이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계좌에 남아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개인투자자의 추가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예탁금 감소는 급락 과정에서 개인의 매수 여력이 상당 부분 소진됐거나 증시 밖으로 자금이 이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여력도 크게 줄었다.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급락장에서 빠르게 감소해 8월 4일 27조4038억원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다시 30조원대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6월 고점과 비교하면 22.2% 낮은 수준이다.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급락 전과 같은 실탄을 회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개미, 매수 규모 6월 대비 절반으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6월 코스피에서 39조5398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6조842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이 이를 받아내며 시장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7월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5조32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도 6월 1조8828억원에서 7월 228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급락장에서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현금을 투입하던 개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8월 들어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하루 평균 순매수 규모는 7744억원으로 6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개미 대신 외국인이 샀다…6800선 반등
최근 코스피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3% 안팎 급등하며 6800선을 넘어섰다.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금리 부담이 완화된 데다 미국 반도체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특히 외국인 매수가 두드러졌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01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조731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김재승 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반기까지 외국인 순매수를 확인하면서 완만하게 우상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외국인 매수가 추세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급락장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현재 매수세가 단기적인 저가 매수인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시각 변화에 따른 추세적인 자금 유입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변수로는 환율도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기록했던 급등 국면에서 벗어나 8월 들어 141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의 환차손 부담이 줄어든 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수 반등 트리거로는 달러 강세 진정을 기반으로 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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