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가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리는 목동야구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한 뒤 짐을 챙겨 경기장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보통 고교야구부는 목동야구장 주차장에 도착하면 바로 짐을 챙겨 경기장에 들어가 몸을 푼다. 이날 배재고와 1회전에서 맞붙은 인천고 야구부도 경기장에 도착한 뒤 곧바로 경기장에 들어갔다.
배재고의 발걸음이 무거웠던 이유는 최근 논란이 된 '광주지역 조롱 구호 사건' 때문이었다. 지난 6월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는 광주제일고와 경기 도중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구호를 외쳤다. 이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한 '탱크데이' 이벤트를 연상시키는 구호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배재고 야구부는 징계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의 상대 조롱 구호가 스포츠 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배재고에 전국대회 출전 정지 6개월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청룡기 대회에서 몰수패를 당했다. 봉황대기와 전국체전도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에서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이 1개월로 감경됐다. 배재고 선수단과 교장, 학부모가 직접 광주를 찾아 광주제일고에 사과했고, 광주제일고 측도 화해의 뜻을 전하면서 징계가 감경됐다. 출전 정지 처분이 감경됨에 따라 봉황대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거다.
이날 경기에는 권오영 배재고 감독(수석코치)도 동행하지 않았다. 배재고에서 내린 자체 징계 때문. 비하 응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배재고 야구부 선수 2명도 징계로 동행하지 않았다. 야구부 코치 3명 중 최선참인 이장환 코치가 팀을 이끌었다. 취재진 앞에 선 이장환 코치는 "사태 이후 모두 반성 많이 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짧게 말했다.
경기 전 20분 넘게 버스에 머무른 뒤에야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던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에 다시 야구부 버스 앞에 모였다. 선수들은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 동문 및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경기장을 찾은 동문들과 함께 교가를 선창했고, 몇몇 선수들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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