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함께 하는 재택투석] 환자의 투석 선택, 병원의 환경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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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과 함께 하는 재택투석] 환자의 투석 선택, 병원의 환경 뒷받침돼야

헬스경향 2026-08-13 00:00:00 신고

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만성콩팥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지만 환자가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할 때는 이미 콩팥 기능이 상당 부분 저하된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어도 콩팥 기능 저하를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다가, 신장내과 진료를 통해 뒤늦게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준비할 시간 없이 갑작스럽게 삶의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셈이다.

환자에게 투석방식의 선택은 단순히 의학적 처치를 고르는 일을 넘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병원을 다닐 것인지, 직장생활이나 가정생활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가족의 도움은 어느 정도 필요한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결정이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은 각각의 장점과 고려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의학적 상태와 생활 여건, 가치관, 삶의 방식을 종합적으로 살펴야한다. 환자가 투석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면 이후 투석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복막투석은 보통 병원을 월 1회가량 방문해 관리를 받으면서 평소에는 가정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어 일상과 생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 또는 직장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환자에게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다만 복막투석이 안정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환자 교육, 감염 예방, 투석 상태 확인, 정기 상담이 체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건양대병원은 이러한 복막투석 관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2021년 4월부터 대전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복막투석 전담 간호사를 배치해 환자 관리를 이어왔다. 또 복막투석 환자를 위한 별도 복막실을 갖추고 환자 교육과 상담, 재택 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왔다.

전담 간호사와 복막실은 환자에게 단순히 투석방법을 알려주는 공간과 인력에 그치지 않는다. 처음 복막투석을 접하는 환자와 가족은 집에서 스스로 투석을 해야 한다는 점에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의료진이 투석액 교환방법, 위생관리, 감염 의심증상, 응급상황 대처법을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환자의 질문에 답해주면 환자는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신의 생활 속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복막투석을 처음 권유받았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가도 교육을 받은 뒤 생각보다 해볼 만하다고 말하는 환자들을 만난다. 환자가 혼자 투석을 감당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의료진과 연결돼 있다는 안정감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확대되면서 환자가 병원 밖에서도 교육과 상담을 이어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건양대병원 역시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며, 재택에서의 투석 생활이 보다 안전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계기로 대전 지역 병원들에서 관련 인력과 관리체계가 점차 확대되면서, 지역 환자들이 복막투석을 보다 현실적인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

복막투석은 환자 삶의 질과 의료 접근성을 함께 고려할 때 중요한 선택지이지만, 충분한 교육과 관리체계가 뒷받침될 때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느 지역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환자가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투석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기관 전반의 교육과 관리 역량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신장내과는 앞으로도 환자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복막투석을 선택한 환자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집에서도 안심하고 투석을 지속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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