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낭만을 더해줄 연중 최고 수준의 우주쇼가 마침내 오늘 밤 우리 머리 위로 쏟아진다. 여름 밤하늘의 대표적인 천문현상인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12일 밤부터 본격적으로 밤하늘을 수놓기 시작한다.
특히 올해는 유성우를 관측하는 데 가장 큰 방해꾼인 '달빛'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시기와 맞물려, 희미한 별똥별까지 또렷하게 감상할 수 있는 역대급 관측 조건이 마련됐다.
"달이 숨었다"…맨눈으로 즐기는 한여름 밤의 별똥별 축제
한국천문연구원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구가 혜성 '109P/스위프트-터틀'이 우주 공간에 남겨둔 먼지와 부스러기 지대를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12일 밤부터 지구촌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우주 공간을 떠돌던 작은 입자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와 엄청난 속도로 충돌하며 타오르는 이 빛의 축제는 매년 8월 중순을 낭만으로 물들이는 대표적인 천문 현상이다.
올해 관측 조건이 유독 최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달빛의 방해가 없는 합삭(새달) 시기와 완벽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밝은 둥근달이 밤하늘을 훤히 비춰 별똥별의 빛을 삼켜버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유성우가 떨어져 내린다.
국제유성기구(IMO)는 주변이 충분히 어둡고 시야가 트인 이상적인 조건이라면 시간당 최대 100개의 별똥별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심의 네온사인이나 짙은 구름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실제 관측 가능한 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예년보다 훨씬 선명하고 다채로운 유성우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낮의 '극대기' 아쉬움 달랜다…관측 명당과 100배 즐기는 꿀팁
계산상으로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극대 시각'은 13일 낮 12시 정각이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훤한 대낮이라 수많은 별똥별이 쏟아지는 절정의 순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천문연구원과 NASA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동트기 전, 그리고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를 우리나라에서 유성우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골든타임'으로 지목했다.
이 장엄한 우주쇼를 관람하는 데 비싼 망원경이나 쌍안경은 오히려 짐이 될 뿐이다. 별똥별은 하늘 어느 곳에서나 불쑥 나타나기 때문에 넓은 시야를 한눈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인공불빛이 적고 사방이 뻥 뚫린 공원이나 교외로 나가 돗자리를 펴고 누워 밤하늘 전체를 껴안듯 응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관측법이다. NASA는 북동쪽에서 떠오르는 페르세우스자리 방향을 참고하되, 스마트폰 불빛 등을 멀리하고 어둠에 눈이 완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 30분 이상 여유롭게 하늘을 바라볼 것을 권고했다.
태양 삼킨 달부터 행성 6개 퍼레이드까지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밤하늘을 가르는 동안, 우주 공간에서는 또 다른 경이로운 천문 현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 12일 새벽 국내 밤하늘에서는 수성, 목성, 화성, 천왕성, 토성, 해왕성 등 무려 6개의 태양계 행성이 지평선 위에 나란히 늘어서는 진풍경인 '행성 퍼레이드'가 연출됐다.
비록 천왕성과 해왕성은 관측 장비가 필요하고 수성과 목성은 일출의 밝은 빛에 가려 맨눈 관측이 쉽지 않지만, 우주의 웅장한 궤도를 실감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비슷한 시기, 지구 반대편에서는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려버리는 경이로운 개기일식도 진행된다. 한국 시간으로 13일 새벽, 러시아 북부에서 시작해 북대서양과 스페인을 가로지르는 달의 본그림자는 태양의 대기층인 코로나를 선명하게 드러낼 예정이다.
비록 국내 하늘에서는 둥근 해가 온전히 사라지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없지만, NASA의 생중계를 통해 태양이 숨어버리는 마법 같은 2분의 순간을 안방에서 생생하게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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