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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CNBC 등에 따르면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2~3일간 신호들을 보면 우리는 일종의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 평화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만과 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카타르와 함께 이번 전쟁의 핵심 중재국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론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오히려 고조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11일 새벽 이란 항구 봉쇄를 뚫으려던 파나마 국적 컨테이너선 벨라노바(Vela Nova)를 상대로 헬기로 발포해 조타 장치를 무력화시켰다. 선원 경고를 무시한 데 따른 조치였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미 당국자는 전했다. 또 예멘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는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이집트 소유 화물선이 피격됐다. 예멘 교통부는 사망자를 4명으로 집계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히려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이란이 지난 50년간 있었던 피해에 대해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 요구를 앞으로의 모든 협상에 확실히 반영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이 요구를 사실상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부국장은 블룸버그에 “중재자들이 상황을 다시 정상 궤도로 되돌리려 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항하던 요충지다. 미국은 지난 4월 이란 항구 봉쇄를 처음 선언했다가 지난 6월 평화 합의로 해제했으나, 합의가 무산된 7월 봉쇄를 재개했다. 이란 측은 미군의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역내 우호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등을 완전한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요구해왔다.
전쟁의 여파로 이란 경제는 타격이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77%에 달했고, 리알화 가치는 전쟁 전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통화 가치 하락에 반발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올초 정점을 찍었고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다수가 숨졌다.
시장은 협상 기대와 현장 충돌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날 장중 한때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브렌트유는 런던 시장 오후 거래에서 배럴당 88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호르무즈 협상은 파키스탄·카타르의 중재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새 배상 요구, 현장의 반복되는 무력 충돌이라는 두 개의 변수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란이 새 요구를 수용할지, 미국이 봉쇄 집행 강도를 계속 유지할지가 향후 협상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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