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 누구의 책임인가?’ 보고서는 디지털 정책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소셜미디어 중독 문제는 주로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부모의 관리 문제로 접근해 왔다. 그러나 KISDI는 이 문제를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설계와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다시 보자고 제안한다.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추천 알고리즘, 푸시 알림처럼 이용자의 체류시간과 참여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기능이 실제 이용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정책 역시 이용자 교육 중심에서 플랫폼 설계와 기업 책임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새로운 정책 수단을 제시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책이 출발하는 질문 자체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정책은 그동안 “왜 아이들이 중독되는가”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해법도 부모 교육, 상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처럼 개인의 행동을 바꾸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KISDI는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선을 개인에서 플랫폼과 제도로 옮겼다. 질문이 바뀌자 책임 주체가 달라졌고, 정책 수단도 달라졌다. 정책의 변화는 결국 새로운 답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시사점은 디지털 정책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정책 역시 익숙한 해답을 반복하기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새롭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회문제를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정책은 정체된다. 반대로 무엇이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기존 정책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 순간 새로운 정책의 가능성이 열린다. 정책 혁신은 제도를 더 많이 만드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그에 맞는 질문을 던지는 데서 출발한다.
이 지점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은 더 이상 연구와 사업을 수행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장의 변화를 읽고,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며, 정책의 빈틈을 찾아 질문을 제기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그 성과를 분석해 다시 정책 개선으로 환류하는 정책 혁신 플랫폼(Policy Innovation Platform)으로 기능해야 한다. 정책을 집행하는 조직을 넘어, 정책을 새로 설계하는 조직으로 바뀔 때 행정의 혁신도 가능해진다.
민선9기 인천시는 ‘압도적 성장, 행복한 변화’를 시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비전은 새로운 사업을 많이 추진한다고 저절로 실현되지 않는다. 시민의 삶 속에서 새로운 질문을 발굴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며, 그 결과를 다시 정책 개선으로 되돌리는 체계가 마련될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공공기관이 정책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할 때 인천시는 사회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도 높아질 것이다. 결국 민선9기 인천의 ‘압도적 성장, 행복한 변화’는 공공기관이 얼마나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정책으로 연결하며, 성과를 환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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