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이우진 기자] 신차 테스트카가 사고를 당한 모습이 공개되면 소비자는 먼저 차량의 결함을 의심한다. 출시도 되지 않은 차량에서 연기가 발생하거나 도로를 이탈했다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테스트카는 양산차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에서 운행된다. 차량의 한계를 미리 확인하고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시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고 자체는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좋은 모습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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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도로 한 복판에서 멈춰 선 신형 투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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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개발 중인 차세대 투싼 테스트카는 최근 알프스에서 제동 내구시험을 진행했다. 차량 뒤에는 트레일러가 연결돼 있었다.
무거운 견인 부하를 걸고 가파른 산길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며 브레이크 성능과 냉각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앞 브레이크 한쪽이 과열되며 짙은 연기가 발생했고 주변에 불까지 붙었다.
지원 차량 관계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진압했지만 열은 이미 휠까지 전달된 상태였다. 결국 앞 타이어 2개가 차례로 파손됐고 테스트카는 현장에서 주행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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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은 도랑으로 쳐박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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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테스트카가 난처한 장면으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제네시스 GV90 테스트카가 혹한기 시험 도중 눈 덮인 도랑에 빠진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차량은 스스로 도로로 복귀하지 못하고 지원 차량의 도움을 받아 견인됐다.
GV90은 제네시스의 새로운 플래그십 전기 SUV로 큰 관심을 받던 차량이었다. 본격적인 시험 장면보다 도랑에 빠진 사진이 먼저 확산되면서 출시 전부터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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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카들 모두 한계를 찾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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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 모두 양산차의 결함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테스트카는 극한 환경에서 차량의 취약점을 찾기 위해 제작된 개발 차량이기 때문이다.
혹한기 시험에서는 눈길 주행 안정성과 저온 상태의 배터리·전자장비 성능을 확인한다. 산악 제동시험에서는 무거운 짐을 실거나 견인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반복 사용하며 열 관리와 내구성을 검증한다.
평범한 운전자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조건을 일부러 만들어 차량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셈이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설계와 냉각 구조, 제어 프로그램을 수정해 양산차에 반영하는 것이 개발 과정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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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사고, 원인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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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90과 투싼의 상황도 성격이 다르다. GV90은 눈과 얼음이 쌓인 저마찰 노면에서 도로를 벗어난 사례다. 반면 투싼은 트레일러를 견인하며 반복 제동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과열된 사례다.
시험 장소와 원인이 다른 만큼 두 사고를 현대차그룹 차량의 공통된 문제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이번 투싼 사고 역시 양산차에 동일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오히려 양산 전에 제동장치의 한계와 냉각 성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시험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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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나 미디어 노출 자체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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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제조사 입장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장면은 아니다. 소비자는 시험 조건보다 불이 붙은 브레이크와 파손된 타이어를 먼저 본다. 특히 안전과 직결되는 제동장치에서 발생한 사고는 설명 없이 사진만 확산될 경우 품질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GV90이 도랑에 빠졌던 당시에도 개발시험이라는 배경보다 굴욕적인 장면 자체가 더 크게 부각됐다. 이번 투싼 역시 비슷한 부담을 안게 됐다.
테스트카 사고는 신차 개발 과정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고 여부보다 확인된 문제를 양산 전에 얼마나 확실하게 보완하느냐다. 출시 전 기대감을 높여야 할 시점에 사고 장면이 외부로 노출됐다는 점에서는 현대차에 결코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우진 기자 lw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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