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로 전력 판매... 월 5만 원 수익·배터리 수명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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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로 전력 판매... 월 5만 원 수익·배터리 수명은 어떻게 되나

오토트리뷴 2026-08-10 18:2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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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전기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충전기를 연결했을 뿐인데 매달 외식비 정도의 수익이 생긴다. 운전자라면 한 번쯤 귀가 솔깃해질 만한 이야기다.

V2G는 배터리를 충전도 하고, 차량에 충전되어 있던 배터리를 방전해서 판매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다. /사진=양봉수 기자
V2G는 배터리를 충전도 하고, 차량에 충전되어 있던 배터리를 방전해서 판매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다. /사진=양봉수 기자

최근 현대차는 전력이 남을 때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는 저장된 전기를 다시 판매하는 V2G 실증 현장이 KBS를 통해 소개됐다. 해당 방송에서는 차주가 월 5만 원 정도의 수익이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는 “배터리 수명을 줄여가며 전기를 팔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도 쏟아졌다. 실제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아직 확인해야 할 조건이 적지 않다.

V2G는 사실상 V2L를 강화한 기능이다. 사진 속 제품은 전기를 뽑아서 사용하는 V2L 젠더 /사진=오토트리뷴 DB
V2G는 사실상 V2L를 강화한 기능이다. 사진 속 제품은 전기를 뽑아서 사용하는 V2L 젠더 /사진=오토트리뷴 DB


주차한 전기차가 전기를 판매?

V2G는 ‘Vehicle to Grid’의 약자로 전기차와 전력망이 전기를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많은 낮에 전기를 충전하고, 수요가 몰리는 저녁에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에서 아이오닉 9과 EV9을 보유한 일반 고객 40명을 대상으로 V2G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부분의 시간을 주차 상태로 보낸다는 점을 활용해 차량을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참고사진, GM의 얼티움 배터리 /사진=GM
참고사진, GM의 얼티움 배터리 /사진=GM


월 5만 원은 확정 수익이 아니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월 5만 원이다. 이는 V2G 참여로 실제 지급되는 금액도, 현대차그룹이 보장한 수익도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차주가 “월 5만 원 정도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희망 금액에 가깝다. 현재 실증 결과를 통해 월평균 수익이나 전력 판매단가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배터리를 충전중인 코나 일렉트릭 /사진=양봉수 기자
배터리를 충전중인 코나 일렉트릭 /사진=양봉수 기자


무료 실증 뒤에 가려진 실제 비용

이번 실증 참가자에게는 양방향 충전기가 무료로 설치된다.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사용하는 전기차 충전요금도 현대차그룹이 전액 지원한다.

일반 차주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부담할 수 있는 충전기 설치비와 전기요금이 빠져 있는 셈이다. 여기에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과 배터리 열화 비용까지 반영해야 진짜 수익을 계산할 수 있다.

하루 10kWh를 한 달 동안 판매하면 총 300kWh다. 여기서 월 5만 원을 남기려면 충전비와 손실을 제외하고도 kWh당 약 167원의 순이익이 필요하다. 하루 판매량이 5kWh라면 필요한 순이익은 kWh당 약 333원으로 높아진다.

쉐보레 볼트에 탑재되는 LG배터리 /사진=양봉수 기자
쉐보레 볼트에 탑재되는 LG배터리 /사진=양봉수 기자


충방전 반복하면 배터리는 괜찮을까

전기를 꺼내 쓴다고 배터리가 곧바로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충전량을 일정 범위로 제한하고 배터리 온도와 방전 출력을 관리하면 열화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배터리 사용이 발생한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10kWh를 1년 동안 방전하면 누적 사용량은 3,650kWh다. 100kWh 배터리를 기준으로 약 36.5회의 완전 충방전에 해당한다.

따라서 배터리 보증 범위와 열화 보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차주 입장에서는 월 5만 원이 충분한 보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전기차 초고속 충전구역 /사진=양봉수 기자
전기차 초고속 충전구역 /사진=양봉수 기자


제주 전기차 ESS 5배의 착시

방송에서는 제주에 설치된 대형 ESS가 약 400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전기를 저장하며, 제주 전기차를 모두 활용하면 이보다 4~5배 많은 전기를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체 배터리 용량을 더한 이론적인 수치다. 모든 전기차가 V2G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충전기에 연결돼 있는 것도 아니다. 운행을 위해 남겨둬야 할 최소 충전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크게 줄어든다.

이핏에서 초고속 충전 중인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이핏에서 초고속 충전 중인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개인 수익 되려면 조건부터 달라야

V2G 자체는 충분히 현실적인 기술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제주에서는 남는 전기를 저장하고 출력제어를 줄이는 수단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일반 차주에게 매달 수익을 주는 사업으로 정착하려면 양방향 충전기 가격, 전력 판매단가, 충방전 손실, 배터리 보증 기준부터 공개돼야 한다.

전기차를 ‘전기 저수지’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월 5만 원이 차주에게 남는 돈인지, 배터리를 빌려준 대가로 충분한지는 아직 실증이 끝난 뒤 다시 계산해야 할 문제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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