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13시간 조업 강행…쓰러진 23세 외국인 선원 때려 숨지게 한 선장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폭염 속 13시간 조업 강행…쓰러진 23세 외국인 선원 때려 숨지게 한 선장

로톡뉴스 2026-08-10 17:42:02 신고

3줄요약
폭염 속 외국인 선원에게 고강도 조업을 시키고 폭행해 숨지게 한 선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9.77톤급 연안자망 어선에 올랐던 23세 인도네시아 국적 청년 B씨. 그에게 2023년 8월 21일 바다는 피할 곳 없는 생지옥이었다.

찜통더위 속에서 숨 막히는 고무 방수복을 입고 쉴 새 없이 일해야 했던 그는, 선장의 무자비한 폭행까지 견뎌야 했고 결국 당일 밤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사 정희엽)에서 선고된 판결문을 통해, 안타까운 20대 외국인 선원의 죽음과 이를 야기한 선장의 가혹행위 전말을 짚어봤다.

폭염주의보 발효된 31.5도 뙤약볕… 통풍 안 되는 '고무 방수복'

사건 당일은 낮 최고 기온이 31.5도에 달해 기상청의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날이었다.

선장 A씨와 선원 B씨는 새벽 4시 20분경 여수시 신기항을 출항해 남해군 세존도 인근 해상에서 오후 5시 20분경까지 무려 13시간 동안 연안자망 조업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장의 책임을 명확히 지적했다.

> "피고인은 선원의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외부 기온을 고려하여 선원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체온 조절을 위하여 통풍이 잘되는 작업복을 착용하게 하는 등 무더위 및 과도한 작업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업무상주의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선장 A씨는 B씨에게 땀조차 배출되지 않는 '불침투성 고무 방수 작업복'을 입힌 상태로 별도의 휴식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자망 어구를 총 7회에 걸쳐 연속으로 투망 및 양망하게 하는 등 살인적인 고강도 노동을 강요했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선원에게 날아든 플라스틱 상자

오후 5시 34분경,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가던 중 비극이 정점에 달했다. 극심한 무더위와 과로로 인해 B씨는 갑판 작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서 있기조차 힘든 상태였다.

선장 A씨는 그런 B씨를 걱정하기는커녕 심하게 나무랐다. 질책을 견디다 못한 B씨가 갑판에 있는 그물 덮개를 들추고 어획물을 바다에 버리자, 격분한 A씨는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갑판 위에 놓여있던 무게 0.5kg의 플라스틱 어획물 상자를 집어 들어 B씨의 머리를 2회 내리쳤다.

이어 오른발로 복부를 2회 걷어차고, 손으로 머리를 밀쳐 뒤로 넘어뜨렸다. 이 폭행으로 B씨는 광범위한 두피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이 대목에서 선장의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 "작업 중 무더위 등으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하는 피해자에게 화를 내거나 때리는 등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로, 열사병으로 치료 중이던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같은 날 밤 11시 20분경, 창원시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열사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처

선장 A씨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를 가한 특수상해 혐의와,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형의 집행은 3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그 양형 사유로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하여 유족 측에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