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8개 시군 농업용수 가뭄 진입…경남 3개 시군 '심각' 단계
운문댐·밀양댐 등 다목적댐 저수량 급감…일부 마을 제한급수 현실화
(전국종합=연합뉴스) 8월 중순에 접어들며 한때 40도를 넘었던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남부권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다.
남부권에 6월 말∼7월 중순까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며 한여름이 되자 곳곳에서 농업용 저수지가 마르기 시작했다.
최근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렸지만, 워낙 강수량이 적어 가뭄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기상청은 10일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오는 16일까지 전남광주·전북,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제주 등 가뭄이 심한 남부권에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 당분간 농업용수를 중심으로 물 부족이 더 심해질 우려가 크다.
◇ 전국서 경남 3개 시군만 농업용수 가뭄 '심각'…소나기에도 해갈 요원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관심(30년 평년 대비 저수율 70% 이하·약한 가뭄)·주의(60% 이하·보통 가뭄)·경계(50% 이하·심한 가뭄)·심각(40% 이하·극심한 가뭄) 등 4단계로 나뉜다.
10일 기준으로 전국 167개 시군 농업용수 가뭄 단계를 보여주는 농업가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에서 밀양시·함안군·거제시 등 경남 3개 시군만 심각 단계다.
이어 12개 시군이 경계, 26개 시군이 주의, 17개 시군이 관심 단계다.
109개 시군은 농업용수가 정상 공급된다.
경남지역 농업용수 가뭄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이날 함안군 농업용수 저수율은 25.1%로 평년(67.3%) 기준 37.3%, 거제시 농업용수 저수율은 30%로 평년(80.1%) 기준 37.5%까지 떨어졌다.
밀양시 농업용수 저수율은 25.9%로 평년(75.1%) 기준 34.5%에 불과하다.
경남 18개 시군 농업용수 평균 저수율은 34.3%로 평년(71.4%) 대비 48%에 머문다.
지난 8∼9일 사이 경남 곳곳에 내린 소나기는 해갈에 턱없이 부족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기준으로 이틀간 합천군 14.3㎜, 양산시 9.7㎜, 함양군 2.8㎜, 진주시 2.1㎜, 창녕군 1.5㎜, 밀양시 1.1㎜, 김해시 1.1㎜, 창원시 0.8㎜, 거제시 0.4, 통영시 0.2㎜, 산청군 0.1㎜ 등 찔끔 비가 내렸다.
각 지자체, 한국농어촌공사가 하천물을 끌어와 저수지에 채우거나 하천물과 지하수를 논밭에 직접 공급해 농업용수를 대고 있지만, 농작물이 시드는 논밭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저수지마다 농업용수 공급 외에 폭염·가뭄으로 자연 증발량까지 늘면서 저수율이 계속 줄고 있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전북 임실군 옥정호 역시 저수율이 20% 초반에 머물러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경북 청도군은 농업용수 부족 위기를 벗어나고자 농업용 공공관정(암반관정) 471곳 가운데 약 93%를 가동 중이다.
제주에는 지난 주말 제13호 태풍 '돌핀'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 산간에 20∼30㎜의 비가 내렸지만, 가뭄 해소에 역부족이다.
제주농업기술원은 토양 중 수분 부족으로 당근 등 파종한 농작물 발아가 원활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
◇ 운문댐 '심각'·밀양댐 '경계'…남부권 생활용수 부족 현실화 우려
정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다목적댐 19곳과 용수댐 12곳의 저수량은 각각 예년의 104.3%, 66.1% 수준으로 전반적인 용수 공급 여건은 안정적이다.
그러나 강수량이 부족한 낙동강, 섬진강 유역 다목적댐 11곳과 용수댐 10곳은 저수량이 예년 수준을 밑돈다.
경북 청도군 운문댐은 생활·공업용수 가뭄 '심각', 경남 밀양시 밀양댐과 전북 임실군 섬진강댐은 '경계' 단계다.
청도, 경산, 영천 등 경북 남부권 주요 식수원인 운문댐은 10일 오후 기준 저수율이 25.1%까지 떨어졌다.
저수율이 지난해 같은 시기(62.2%)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밀양시·창녕군·양산시 등 경남 동북부권에 농업·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 밀양댐은 지난 2일부터 생활·공업용수 가뭄 '경계' 단계에 진입했다.
밀양댐 저수율은 10일 기준 31.9%에 불과하다.
다목적댐 저수율 하락에도 아직 경남권 다목적댐, 낙동강 수원을 이용한 광역상수도 공급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광역상수도가 들어가지 않아 지하수 등 소규모 수도시설을 이용하는 경남 26개 마을은 물 사용량이 적은 밤에 제한급수가 되거나 급수선 또는 병물로 용수를 공급받을 정도로 용수 부족이 현실화했다.
경북 청도군은 단수 사태를 막기 위해 연일 대형 급수차를 동원해 배수지에 물을 채워 넣고 생수를 주민에게 나눠 준다.
조현일 경북 경산시장은 10일 이례적으로 대시민 호소문을 내고 시민들이 가정과 일터에서 물 절약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시장은 호소문에서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강수량으로 경산의 농업 용수원과 식수 공급원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28만 시민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했다.
(이정훈 이강일 정경재 변지철 기자)
seam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