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버스 하우스’ 후폭풍⋯2030 분노에 여야 동시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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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버스 하우스’ 후폭풍⋯2030 분노에 여야 동시 질타

일요시사 2026-08-10 14:00: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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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3선 중진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황희 의원이 청년 주거난 해법으로 제시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주택)가 2030세대의 거센 분노를 촉발하며 후폭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년들은 ‘반포터 자이’ ‘한남 더 휠’ 등 씁쓸한 조롱성 밈(meme)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제안에 응수했고, 여야를 막론하고 “세대 몰이해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7일 황 의원이 페이스북에 “폐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 임시 거처로 제공하자”고 제안하며 시작됐다. 그는 네덜란드의 ‘보트 하우스’에서 착안했다며 가구당 5000만원, 총 5000억원이면 1만 세대를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는 경제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청년층의 반응은 싸늘함을 넘어 분노에 가까웠다. 이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황 의원의 제안을 비판하는 풍자 콘텐츠로 도배됐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폐버스 청년주택 가상 브이로그’에서는 한 청년이 “여름에는 찜질방,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며 곰팡이가 핀 버스 내부를 보여줬고, 서울의 고급 아파트를 패러디한 ‘한남 더 휠(2000만원)’ ‘반포터 자이(1500만원)’ 등 가상의 부동산 매물 정보가 공유되며 청년들의 허탈감을 대변했다.

이 같은 폭발적 반응의 기저에는 심각한 주거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주택 소유 비율은 27.7%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이 무주택자인 상황에서 나온 ‘버스 주택’ 아이디어는 정책 제안이 아닌 ‘모욕’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청년들의 분노는 정치권으로 번지며 여야의 동시 질타를 불렀다. 국민의힘은 “청년을 우롱하는 기괴한 발상”이라며 “정상적인 주택 공급 길이 막히자 급기야 폐버스에 살라는 제안까지 나온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는 하다 하다 ‘폐버스’로 청년 주택을 만들겠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해프닝으로 봐 달라는데, 미래를 포기해야 할 청년들에게 이게 해프닝처럼 던져야 할 말인가”라고 맹폭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폐버스에서 살라는 얘기하지 말고 민주당사와 민주당 국회의원 사무실부터 폐버스로 옮기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야권에서는 황 의원이 언급한 네덜란드의 낭만적인 ‘보트 하우스’와 달리, 미국의 빈곤 지역인 ‘트레일러 파크’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차량 거주는 주거가 아닌 노숙 통계에 잡힌다”고 꼬집으며, 상하수도와 같은 기반 시설 부재 등 기술적·법적 한계를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지도부가 사태를 ‘해프닝’으로 규정한 데 대해 “그게 왜 해프닝인가? 잘못이다. 닥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황 의원이) 적절치 못한 글로 청년들을 자극했다”며 당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앞서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전날 현안 간담회에서 “해프닝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도 “우리나라처럼 여름과 겨울 기온 차가 극명한 곳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청년들에게 예기치 않게 상처 입힌 부분은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결국 황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제안은 정부 주도 주택 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극심한 임시주거비 부담을 단기적으로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며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주거 당사자인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해,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들의 현실적인 목소리에 더욱 더 귀 기울이고, 보다 실질적이고 완성도 높은 주거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치솟는 집값과 주거 불안에 신음하는 청년들의 절망감을 정치권이 얼마나 무감각하게 대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주택 정책을 다루는 국토위 소속 중진 의원의 입에서 나온 제안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컸다”며 “이번 논란은 정치권 전반에 세대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시급하다는 경고등을 켠 셈”이라고 평가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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