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 이후 국내 증시의 과도했던 변동성이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보완대책 시행 7거래일 만에 70선 아래로 내려서며 두 달 반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도 규제 시행 전과 비교해 90% 넘게 급감하면서 시장 과열을 부추겼던 투기적 수요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기준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5.71포인트(7.55%) 하락한 69.88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69.87까지 떨어졌다.
VKOSPI가 장중 70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5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의 보완대책 시행 직전인 지난달 30일 86.18과 비교하면 불과 7거래일 만에 16.30포인트(18.91%)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기록한 장중 고점 93.27과 비교하면 낙폭은 23.39포인트(25.08%)에 달한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향후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상승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과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 20포인트대 후반에 머물렀던 VKOSPI는 코스피 상승 랠리와 맞물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가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한 5월 말부터 상승 속도가 빨라졌고, 지난 6월 29일에는 장중 97.99까지 치솟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조정이 나타나면서 코스피가 전고점 대비 40% 가까이 밀렸지만 VKOSPI는 좀처럼 80선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주요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극심한 쏠림 현상을 지목해왔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된 가운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까지 급성장하면서 주가 움직임이 증폭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대한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시행했다. 주식 매도대금 역시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T+2 시점부터 예탁금으로 인정하도록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규제 시행 이후 시장의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에 달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이달 7일 8452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일주일여 만에 거래 규모가 90% 이상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는 오히려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52%, 20.54% 상승했다.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한 단기 투기 수요가 위축되는 동시에 현물시장이 반등하면서 극단적으로 치솟았던 시장 변동성도 빠르게 낮아지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VKOSPI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최근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가 점차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높은 지수 의존도가 여전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향후 시장 안정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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