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40도 안팎의 폭염에 지쳤다면 산과 강, 동굴이 어우러진 단양으로 방향을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소백산과 월악산, 금수산 자락에서 흘러내린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사계절 12~15℃를 유지하는 고수동굴에 들어서면 한여름 더위가 잠시 멀어진다.
여기에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는 ‘제3회 시루섬 예술제’가 열린다. 54년 전 수해 속에서 주민들이 만들어낸 ‘시루섬의 기적’을 문화예술로 되살리는 행사로, 이끼터널과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등 기존 관광명소를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단양 여행의 이유를 하나 더 보탠다.
소백산에서 내려온 찬물…천동계곡에서 ‘숲캉스’
단양의 여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다면 계곡부터 찾아보자.
천동계곡은 소백산에서 내려오는 맑고 차가운 물줄기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단양의 대표 피서지다. 나무 그늘 아래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한낮의 열기를 식히기 좋다.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인근 천동물놀이장을 연계할 수 있다. 어린이용 풀장과 유수풀 등 물놀이 시설이 마련돼 있어 자연계곡과 물놀이장을 함께 즐기는 가족 피서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13억 년 지질의 시간…다리안계곡
천동계곡과 가까운 다리안계곡에서는 풍경에 지질 이야기가 더해진다.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는 투명한 계곡물과 짙은 숲이 어우러지고, 약 13억 년의 지질 역사를 간직한 ‘다리안 연성전단대’도 만날 수 있다.
야영장과 산책로,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물놀이만 즐기고 돌아가기보다 숲에서 머물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 좋다.
천동계곡과 다리안계곡을 한 코스로 묶으면 오전부터 오후까지 소백산 자락의 청량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상선암·중선암·하선암…산수화 같은 선암계곡
단양팔경을 따라 피서를 즐기고 싶다면 선암계곡으로 가보자.
상선암과 중선암, 하선암을 따라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이어진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와 주변 산세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인근에는 소선암자연휴양림과 오토캠핑장, 도락산 등이 있어 여행 방식도 다양하다. 낮에는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고 저녁에는 캠핑을 즐기거나, 산책과 가벼운 트레킹을 더하는 일정도 가능하다.
절벽 아래서 물놀이…사인암계곡
단양팔경 가운데 하나인 사인암을 배경으로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단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름 풍경이다.
사인암계곡은 수직으로 솟은 기암절벽과 남조천의 맑은 물이 한 화면에 펼쳐진다. 웅장한 사인암을 바라보며 계곡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자연경관을 중시하는 여행객에게 특히 잘 어울린다.
주변에는 산책로와 음식점,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어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하루 동안 계곡과 단양팔경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부담이 적다.
조금 더 한적하게…남천·사동·새밭계곡
사람이 몰리는 대표 명소보다 조용한 자연을 원한다면 단양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자.
영춘면 남천계곡은 차가운 물과 울창한 천연림을 품은 곳으로, 매년 여름 물놀이 축제가 열릴 만큼 단양의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로 사랑받는다.
병풍처럼 이어지는 기암괴석이 인상적인 사동계곡도 있다. 소백산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새밭계곡은 산천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한 물과 짙은 숲, 청아한 물소리가 매력이다.
번잡한 관광지를 벗어나 숲과 계곡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면 이들 계곡을 눈여겨볼 만하다.
한여름에도 12~15℃…고수동굴로 들어가볼까
계곡보다 더 확실하게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땅속으로 향하면 된다.
단양읍 고수리에 자리한 고수동굴은 유네스코 단양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다. 수억 년에 걸쳐 물과 시간이 만들어낸 천연 석회암 동굴로, 내부 온도는 사계절 12~15℃가량을 유지한다.
밖에서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동굴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탐방로를 따라 천년의 사랑바위와 사자바위, 백층탑, 천당못 등 다양한 형태의 동굴 생성물을 감상할 수 있다. 거대한 지하 공간을 걷는 과정에서 자연이 오랜 시간 만들어낸 지질의 신비도 함께 경험한다.
방문객센터에서는 동굴 형성과 생물 등에 관한 영상과 체험 콘텐츠도 제공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14km 계곡길 대신 ‘초록 터널’…단양 이끼터널
여름이면 단양의 또 다른 초록 명소도 짙어진다. 적성면 애곡리 수양개빛터널 인근의 이끼터널은 1985년 충주댐 완공 이후 철로가 이전하면서 만들어진 길이다. 양쪽 벽과 길 위로 나무가 짙게 우거지면서 실제 터널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6~8월에는 습기와 비의 영향으로 벽면을 뒤덮은 이끼가 한층 선명한 초록빛을 띤다.
사진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인 만큼 촬영할 때는 주변 차량을 확인하고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충주호 위에서 맞는 바람…장회나루 유람선
계곡과 동굴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번에는 물 위에서 단양을 바라볼 차례다.
단성면 장회리에 있는 충주호유람선 장회나루에서는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충주호를 따라 단양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장회나루 유람선은 40년간 무사고 운항 기록을 이어왔으며 2023년 신선박으로 교체됐다. 구담봉과 옥순봉을 포함한 12가지 절경지를 따라 저속으로 왕복 운항한다.
선내에서는 음악과 함께 선장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뜨거운 도로 위를 걷는 대신 호수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기암절벽과 산줄기를 바라보는 여름여행이다.
이번에는 하늘로…단양 패러글라이딩
단양에서는 물과 땅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여행할 수 있다. 가곡면 사평리 일대의 패러글라이딩 체험에서는 활공장을 출발해 남한강과 산줄기가 만들어내는 단양 풍경을 공중에서 조망한다.
숙련된 파일럿과 함께 비행하며 단양의 산과 강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이 매력이다. 전문 포토그래퍼가 비행 모습을 촬영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겨주는 프로그램도 있어 여행의 순간을 기록하기 좋다.
계곡이나 동굴에서 즐기는 ‘시원함’과는 전혀 다른,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여름 액티비티다.
54년 전 ‘시루섬의 기적’…13~19일 예술제로 만난다
이번 주 단양을 찾는다면 여행 일정에 ‘시루섬 예술제’를 더할 수 있다.
단양군은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과 시루섬 기적의 다리, 이끼터널 일원에서 ‘제3회 시루섬 예술제’를 연다.
시루섬의 이야기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해 속에서 주민들이 서로 의지하며 위기를 견뎌냈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희생과 헌신, 협동은 ‘시루섬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13~19일 ‘시루섬 주간’과 19일 ‘시루섬의 날’ 기념행사로 구성된다.
* 생존자와 ‘기적의 다리’ 걷고…198개 불빛 밝힌다
본행사는 19일 오후 4시 토크콘서트로 시작한다. 수해 이전 시루섬의 모습과 1972년 당시 상황을 되짚고, 50주년 기념행사 이후 성과와 시루섬의 향후 활용 방향 등을 이야기한다.
가수 이하린이 ‘시루섬’을 부르고 뉴그린합창단은 ‘고향의 봄’을 선보인다. 수몰민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생된 영아를 추모하는 살풀이 공연도 이어진다.
특히 생존자와 함께 ‘시루섬 기적의 다리’를 걷는 동행 투어에서는 당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모자상과 조형물 등에 담긴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14일부터 16일까지는 인생네컷 포토부스와 이끼 액자 만들기, 키캡·키링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요 조형물과 전시장을 둘러보는 스탬프 투어를 완료하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같은 기간 오후 8시부터는 수양개 빛터널 야외 동산에서 야간 버스킹과 LED 캔들 퍼포먼스가 열린다.
관람객들이 든 198개의 불빛은 당시 물탱크 위에서 서로 체온에 의지해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적과 희망을 상징한다.
행사 관계자는 “시루섬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희생과 연대의 정신을 세대가 함께 공유하는 예술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