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당시 수온 25.8도…모터보트 잡고 구조 기다려
모터보트에 자동식별장치 없어 수색 난항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칠흑 같은 어둠 속 바다에서 표류한 낚시객 3명이 11시간 가까이 버틸 수 있었던 데는 구명조끼 착용과 비교적 높은 수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 등 20∼30대 남성 3명은 전날 낮 12시 30분께 인천시 영종구 왕산해수욕장에서 0.28t급 모터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러 바다에 나갔다.
A씨 일행은 전날 오후 7시 10분께 A씨 아내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A씨 아내는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께 112에 신고했고, 해경은 항공기와 경비함정 등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연락이 두절된 지 약 11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 12분께 옹진군 자월면 초지도 인근 해상에서 A씨 일행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모터보트는 뒤집힌 채 거의 물에 잠긴 상태였으며, A씨 일행 중 1명은 보트 위에 올라가 있었고 나머지 2명은 보트를 붙잡은 채 구조를 기다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구조 당시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행이 망망대해에서 장시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구명조끼뿐만 아니라 비교적 높은 수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수온은 25.8도로, 국제해상수색구조매뉴얼(IAMSAR)에 따르면 수온이 20∼30도인 경우 익수자 가운데 50%가 생존할 수 있는 예상 시간은 24시간이다. 구조가 조금만 지연됐더라도 A씨 일행은 저체온증으로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당시 A씨 일행의 휴대전화는 모두 꺼져 있었고, 이들이 탄 모터보트에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없어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야간에는 시야가 제한되고 모터보트가 거의 물에 잠겨 있어 발견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A씨 아내가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한 남편의 마지막 위치 등을 토대로 초지도 인근을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넓혀갔고, 경비함정이 이들을 발견했다.
해경은 모터보트가 조류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보고 A씨 일행을 상대로 모터보트 전복 시점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소형급 모터보트는 조류나 주변 선박이 일으킨 물결로도 뒤집힐 수 있어 위험하다"며 "해상 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h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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